LG생건, 현지서 대규모 마케팅 강화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K뷰티 기업들이 다시 중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8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한령 해제가 가시화되면서 K뷰티 기업들이 중국을 재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중국 상하이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유통 채널 재편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전략을 새로 짜왔는데, 수익 체질 구조 개선이 일정 수준으로 올라오자 현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중화권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현지 고객사 유치 및 국내 브랜드의 중국 진출에 적극적이다. 코스맥스의 중국법인 코스맥스차이나는 지난달 ‘2025 중국 상하이 뷰티 박람회’에 참가해 중국 시장 내 포트폴리오 강화 활동을 벌였다. 한국콜마는 중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바바그룹의 ‘티몰글로벌’과 K뷰티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은 과거 K뷰티의 주력 무대였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 화장품의 중국 수출이 줄어들고 중국 로컬 브랜드가 성장했다. 여기에 중국 내 MZ세대 사이에서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이 불면서 K뷰티 입지가 좁아졌다. 여기에 한한령 등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더해지며 미국, 일본 등 다른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최근 한한령 해제 훈풍이 불면서 중국 내 K뷰티 재부흥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2위 규모의 화장품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K뷰티에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703억6000만 달러(약 97조1530억 원)이며 앞으로 3년간 연평균 5.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중국 매출 비중도 적지 않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국(아모레퍼시픽은 중화권) 매출은 약 12%에 달한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중국 시장 재공략을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한령 이전과 시장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먼저 한한령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중국 내에서 K뷰티의 인지도와 친밀도가 많이 떨어져, 이커머스 및 숏폼 플랫폼과의 협업 중요성이 커졌다. 관광이 쇼핑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바뀌면서 오프라인 매장 콘텐츠가 중요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에 맞춰 지난해 중국 내 채널을 재편했다. 이커머스는 더우인과 콰이쇼우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고객 경험을 강화할 수 있는 서비스와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더후’ 리브랜딩 성과를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더후 대규모 론칭 행사를 열고, 인플루언서 등을 대거 초청해 화제를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지 브랜드들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 중국 내 K뷰티의 인지도를 다시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과거처럼 'K뷰티'라는 태그만으로 잘 팔릴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중국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현지 마케팅을 통한 전략적인 재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