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1일)은 하지(夏至)로 한 해 중 낮이 가장 긴 날이다. 올해 하지는 전국 곳곳에 장맛비가 예보돼 본격적인 여름 장마가 시작되는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夏至)’는 스물네 절기 중 열 번째 절기로, ‘여름 하(夏)’에 ‘이를 지(至)’를 써 말 그대로 여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아지고, 북반구에서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로 기록된다. 이날 서울 기준으로 해는 오전 5시 11분에 뜨고, 오후 7시 55분에 진다. 낮 시간이 무려 14시간 44분에 달한다.
하지만 하지가 곧 무더위 절정은 아니다. 햇빛을 받은 지표면이 달궈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통 7월 중순~말이 가장 더운 시기다. 그런데도 농경사회에서는 하지를 계절의 분기점으로 삼아 농사와 건강을 챙기는 중요한 시기로 여겼다. ‘하지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는 속담도 이와 관련 있다.
이날은 한 해의 전환점인 하지이자 토요일이지만 장맛비와 함께 시작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리는 곳이 많겠으며, 일부 지역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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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오전에, 그 밖의 중부 지방은 오후에 대부분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이나, 남부 지방과 제주도는 지역에 따라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다. 다만 대전·충청 남부와 전북은 새벽부터 오전 사이, 광주·전남 북부는 오전부터 오후 사이에 매우 강한 비가 예보돼 산사태나 침수 등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
20~21일 이틀 동안 서울·인천·경기 북부, 강원 중·북부 내륙, 대전·충남 남부, 전북에는 최대 150㎜ 이상, 경기 남부·충북·광주·전남 북부 등지에도 120㎜ 이상의 많은 비가 예보됐다.
기온은 평년보다 낮다. 아침 최저기온은 20~24도, 낮 최고기온은 24~29도로 예보됐다.
하지에는 예로부터 ‘하지물’이라 하여 논에 물을 대는 시기로도 여겼고, 이날 햇볕을 쬔 수박이 가장 달다고 하여 수박·오이 등 몸을 식히는 음식을 먹는 풍습도 있다.
하지에는 예로부터 '하지 부채'를 선물하는 풍습도 있었다.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인 하지에 부채를 지인에게 미리 건네며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으며, 왕실에서도 관리들에게 하지 부채를 하사하는 일이 있었다.
이는 ‘여름의 시작을 미리 준비하라’는 의미와 함께, 무더위를 잘 이겨내길 바라는 덕담의 일종으로 여겨졌다. 현대에는 그 풍습이 거의 사라졌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 부채 나눔 행사로 명맥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