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장비 다변화 입장 굳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하반기에는 관세 여파나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전망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곽 사장은 전날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함께하는 더(THE) 소통행사'를 열고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올해와 내년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현재까지는 계획과 유사하게 가고 있으며 다 같이 합심해 (계획을) 달성하자"며 이처럼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분기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각종 경영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 소통행사를 하고 있다. 이날 소통행사는 SK하이닉스 국내 전 사업장에 생중계됐다.
미국의 상호관세와 반도체 등 전자제품을 포함한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 때문에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직은 큰 영향이 없지만 하반기 이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곽 사장의 시각이다.
다만 올해 반도체 시장 상황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락 GSM(글로벌 세일즈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상반기 시황은 아주 좋았고 하반기도 비관적이진 않다"며 "우리의 경쟁력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이며 기존 D램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최신 HBM인 HBM3E(5세대 HBM)를 공급 중이며 이미 올해 물량을 완판한 상태다. 다음 세대인 HBM4(6세대)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샘플 공급을 마쳤으며, 올해 하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조에 쓰이는 장비 TC 본더를 한미반도체 제품을 사용해 왔으나, 올해 초부터 한화세미텍 장비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다.
그럼에도 TC 본더의 다변화 전략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식 양산총괄 부사장은 "앞으로도 회사의 다변화 정책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원래 회사와도 오래 일했지만 다른 다변화 업체와도 오래 일했기 때문에 (올해 5월) 나눠서 발주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은 성과급 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곽 사장은 성과급 제도 중 하나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새로운 기준안 마련과 관련해 "룰이 애매모호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각계각층의 의견을 받아 최적의 방법을 찾는 등 이번 기회에 룰을 좀 잘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토론회 같은 자리를 만들어서 재무 등에서 회사의 살림을 공유하면 불필요한 오해가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PS를 지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최대실적을 달성하며 올해 초 기본급 1500%의 PS와 격려금 차원의 자사주 30주를 지급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이보다 높은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현재 임금 인상과 PS 초과분 협상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임금 교섭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