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내 중국에서 잇따른 허가 승인 소식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거대한 의약품 시장으로, 정부의 투자 확대와 중산층의 성장으로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중국 의약품 시장은 2025년 1250억 달러(약 170조 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해마다 평균 5.66%씩 성장해 2029년에는 1559억 달러(약 21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약품 시장이 31조 원대(2023년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매력이 더욱 커진다.
국내 기업들은 자체 개발 신약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허가 절차가 원활히 진행된다면 다수의 신약이 중국에서 상업화에 성공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중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펙수클루는 2023년 6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중국은 4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으로 꼽히며,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약물의 자리가 펙수클루와 같은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신약으로 교체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임상도 진행 중으로, 7억 명에 달하는 중국 헬리코박터균 감염 환자도 정조준하고 있다.
2021년 12월 허가신청을 낸 나보타는 4년 만에 결실을 예상한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 진출한 가운데 중국까지 접수하면 3대 빅마켓에서 팔리는 국산 2호 보툴리눔 톡신이 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중증근무력증을 적응증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토클리맙(HL161)’의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중증근무력증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뇌에서 명령한 신호가 운동신경에서 근육으로 잘 전달되지 않는 질환이다. 네덜란드의 아제넥스가 개발한 ‘비브가르트’가 상업화에 먼저 성공했지만, 바토클리맙은 임상 3상에서 더욱 뛰어난 효능이 확인돼 허가 후 시장성이 충분할 것으로 평가된다.
바토클리맙은 2017년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에 기술수출됐지만, 한올바이오파마가 올해 3월 계약 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현재 국제상업회의소(ICC)를 통해 중재를 진행 중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중재와 별개로 중국 허가당국의 심사가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며 “하버바이오메드와 결별할 경우 바토클리맙의 사업권을 회수하고, 파트너십이 유지될 경우 로열티를 수령한다”라고 설명했다.
리가켐바이오의 중국 파트너사 포순제약은 ‘LCB14’의 유방암 적응증에 대한 조건부허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LCB14는 인간상피성장인자수용체2(HER2)를 표적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유방암 환자 대상 로슈 ‘캐싸일라’와의 비교 임상 3상과 다양한 고형암 환자 대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허가절차가 순항하면 리가켐바이오는 2026년부터 로열티 수령이 가능하다. 중국 의약품 시장에서 항암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이며, 유방암 환자는 한국의 10배가 넘는 연간 40만 명 이상이 신규 발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