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험대 오르는 李 실용외교…‘국익 중심’ 첫 단추 잘 끼우길

입력 2025-06-0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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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5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다자외교 데뷔이자, 대한민국 정상외교 복원의 신호탄이다. G7은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이끌어가는 서방 7개국 모임이다.

한국은 G7 정회원국은 아니지만, 의장국 캐나다가 한국과 호주를 초청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매년 의장국이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 등을 초청해 ‘확대 회담’을 열 수 있다. 다자 회의 특성상 양자 회담은 제한될 수 있으나, 한·미·일 정상 간 첫 대면으로 외교 정상화로 나아가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공언한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시동을 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애초 국내외 여건상 G7 동참은 쉽지 않아 보였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점이 이 대통령 결심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앞서 6일 취임 후 첫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방미 초청을 받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시기는 G7 참석으로 확 앞당겨졌다. 한미 정상이 만나 실타래처럼 꼬인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외교적 성과다. 관세 협상 등을 비롯한 현안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상 간 신뢰 구축은 외교의 첫발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북핵 문제 등 외교·안보·경제를 아우르는 전 영역에서 한미 협력은 중요하다. 이번 기회를 소중히 활용할 일이다. 일본 등과의 협력도 같은 맥락에서 유지·제고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22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내놓을 메시지 또한 국가 전략 차원에서 신중히 다듬을 필요가 있다. 국내 진영 눈치나 살피는 자충수는 피해야 한다.

한반도 지정학은 예측 불허다. 미·중 패권경쟁의 위험지수가 날로 높아져서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양국이 내놓은 메시지만 봐도 향후 기상도는 낙관 불허다. 백악관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으나, 이례적으로 중국 간섭과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이 실익을 챙기는 방정식인 ‘안미경중(安美經中)’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내비쳤다. 중국은 “중한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지도 제3자 요인의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고 했다. 무색무취한 것처럼 보이지만 언중유골이다. 한국의 선택에 대한 압박 의도가 담겨 있다. 중국 항공모함이 왜 최근 우리 서해에서 함재기 이착함 훈련을 했을지 돌아볼 일이다.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선언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되 주변국과의 관계는 실용과 국익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강대국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실용적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원칙 없이 실용만 찾다가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미·중이 살벌하게 눈싸움을 벌이는 한반도에서 사방에 추파를 날리는 수법이 통할지도 의문이다. 국익과 안보·경제를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대미 관계 안정이 급선무다. 정교한 전략과 일관된 메시지가 필요하다. G7 회의가 처음 맞는 시험대다. 아무쪼록 첫 단추를 잘 끼울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15∼17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정상외교에 시동을 건 데 이어, 임기 초반부터 실용주의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15∼17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정상외교에 시동을 건 데 이어, 임기 초반부터 실용주의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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