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동맹강화 이면 공동인식...“중국은 ‘적’”

입력 2025-06-0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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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기관 내부 문서, 중국을 적으로 명시
푸틴, 우크라 침공 직전 중국 겨냥 새 방첩 프로그램 승인
미국 DIA “북·러 관계 강화, 중국 견제 목적”
서방, 중국 통해 북한 우크라 전쟁 개입 저지 시도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19일 평양에서 인사하고 있다. 평양/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19일 평양에서 인사하고 있다. 평양/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강해진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 관계 이면에는 중국을 적으로 판단하는 양국의 공통된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자신이 입수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내부 계획 문서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적’으로 명시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서는 사이버 범죄 조직 아레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것으로, 2023년 말이나 2024년 초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과 비밀리에 벌이고 있는 정보전을 “긴장되고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묘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3일 전에 ‘엔텐테-4’라는 새 방첩 프로그램을 승인한 사실도 공개됐다. 당시는 러시아가 거의 모든 군사력과 스파이 자원을 중국 국경에서 6400km 이상 떨어진 우크라이나로 보내고 있던 때다. 이런 시기에 푸틴 대통령이 방첩 프로그램을 승인한 것은 우연이 아니며 자국이 처한 상황을 중국이 이용할까 우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NYT는 짚었다.

실제로 문서에는 전쟁 발발 후 중국 정보요원들이 러시아 권력층과 가까운 정부 관리나 언론인, 사업가들을 포섭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 것을 FSB가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응하고자 FSB는 요원들에게 위협을 차단하고 중요 전략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메신저 앱 위챗을 통해 이용자 정보를 지속해서 모으라고 지시했다는 내용도 문서에 담겼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북한도 러시아와 같은 판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를 발간하고 북한이 러시아와의 안보 관계를 심화한 배경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노력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DIA는 “북한과 중국은 사실상 군사적 협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반면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과 물자를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SA-22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 등 상호 군사 협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를 맺는 것은 평양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4일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논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무조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ABC뉴스는 해당 발언을 양국 간 협력 확대의 최신 신호라고 소개했다.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체결한 방위 협정은 중국이 미국이나 지역 동맹국과의 관계를 균형 있게 유지하려는 전략을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며 “2021년 중국과 북한은 상호방위조약을 20년 연장했지만, 북한이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받아들이면서 최근 양국 관계는 냉각됐다”고 분석했다.

▲세르게이 쇼이구(왼쪽)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평양/EPA연합뉴스
▲세르게이 쇼이구(왼쪽)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평양/EPA연합뉴스
서방도 북·중·러 사이 묘한 기류를 감지하고 이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대화(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남아시아에 관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유럽 영토에 개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에 북러 밀월 강화를 막으라고 직접 경고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린 다른 나라의 전략적 경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은 만큼 나토가 아시아에서 역할을 하는 것에 반대해 왔다”며 중국의 행동에 따라 기존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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