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주 세계화의 숙제[노트북 너머]

입력 2025-06-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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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이트진로 출장으로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베트남에 이어 필리핀 출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머릿속에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처럼 소주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 것도 아닌데, 뚜렷한 취잿거리 없이는 해외출장을 기획하는 게 절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동남아 주류 시장이 거기서 거기일 거란 편견도 있었다.

출장 하루 만에 그 이유를 알게 됐다. 해외, 특히 동남아 내 과일소주 인기는 이미 여러 취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이는 필리핀에서도 유효했지만, 과일소주뿐 아니라 일반소주도 대중적으로 팔리고 있었다. 심지어 일반소주가 판매량이 더 높았다. 대형마트 매대마다 ‘참이슬 후레시’ 비중이 상당했고, 빨간 뚜껑(참이슬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들도 있었다.

필리핀에서 소주는 꽤 트렌디한 술로 보였다. 현지에서는 파티, 바(Bar), 미식 행사, 뮤직 페스티벌 등에서 소주를 ‘스피릿’(증류주)으로 즐기고 있었다. 한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에서 소주는 서민의 술이자 ‘먹고 죽는 술’이란 인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음주 문화는 우리와 비슷한 점이 있다. 술을 마실 때 ‘타가이(Tagay)’라고 외치며 건배하고, 노래·춤과 함께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술을 빨리 먹고, 빨리 취하자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지금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지 취하기 위해 술을 독하게 마셨다. 술을 마시고 2차로 노래방을 가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비슷한 음주 문화 속 필리핀 사람들이 친숙한 소주를 이국적이고 세련된 공간에서 새롭게 즐기는 것을 보니 낯설었다.

필리핀에서 K-소주의 성장 가능성을 봤지만, 세계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한국을 대표하는 술이 세계적으로 대중화되려면 주류기업이 먼저 소주의 품질을 지속 높이고, 건강한 음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음식 문화와도 어우러지는 술로 인정받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K푸드와 함께 소주가 주목받는 점은 긍정적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소주 랩소디’를 보면 세계화의 해법이 보인다. 소주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성은 익숙한 소주를 새롭게 여기게끔 한다.

술은 건강에 해롭지만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술을 즐기는 이유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소주는 특히 더 그렇다. 한국인들의 수많은 희로애락을 함께한 초록 병이 아닌가. 소주가 세계인의 음주 문화에 흡수돼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어디서나 이 초록 병을 만날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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