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개도국→선진국 빠른 성장…개도국 지원 기대"
"녹색전환 해야…李대통령 연설서 같은 인식 느껴"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5일 "기후위기에 대한 조치를 지연할수록 그에 따른 결과적 비용은 행동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이날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기후변화는 실존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날 제주에서 개최된 '2025 세계 환경의 날' 기념행사를 계기로 마련됐다.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 Plastic Pollution), 공식 표어는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Shared Challenge, Collective Action)이다. 플라스틱 오염 해결이 특정 국가 몫이 아닌 전 인류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공동과제라는 의미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과학과는 논쟁이 불가능하다"며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각국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국의 행동이 최대한 빨라야 경제, 성장, 일자리, 지속가능성, 평화 등의 문제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늦추면 홍수나 산불 등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재해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비용이 행동에 필요한 비용보다 훨씬 크다"며 "탄소중립을 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그 비용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비용보다 적다"고 했다.
새 정부 환경정책 방향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말에는 "녹색전환은 결국 시민에게 더 좋다"며 "어제(4일) 새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 연설을 들어봤는데 그렇게 인식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플라스틱 국제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INC-5) 성안 불발 이후 추가 진전이 없다는 지적에는 "UNEP은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지만 비공식적으로 참여 회원국 서로 이견을 좁히고 협상을 이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방콕 지역회의, 나이로비 수석대표급 회의 등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8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INC-5.2와 관련해서는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확대 기조에 대해서는 "국가 주도의 ODA 사업은 언제든 환영한다"며 "한국은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전환한 생생한 경험을 갖고 있기에 개도국 지원에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까지 마련해 UN에 제출해야 하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원칙을 묻는 말에는 "UNEP에서는 '스마트 인베스트먼트(Smart Investment)', 즉 똑똑한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보조금 형식을 통해 사람들이 (탄소 감축을) 선택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식의 정책은 굉장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에너지 효율 문제도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단열 등 상당히 비효율적인 건물이 많은데 스마트하게 설계하면 비용이 절감돼 민간에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빠른 전환을 이룬 국가로 기술과 교육 수준이 매우 높다"며 "한국이 에너지 전환을 효과적으로 주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