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현행 의료 위기 해결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

김택우 회장 “국민 건강과 국가 안보에 직결된 중대한 사안”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4일 이재명 정부 출범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표하고 의료 위기 해결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대한의사협회가 이재명 정부 출범을 환영하며 현행 의료 위기 해결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고 촉구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례 없는 의료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는 의료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민 건강과 국가 안보에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라며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 문제는 조속히 해결돼야 할 중대한 문제다. 이들이 교육현장과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의사들이 좌절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수련환경과, 대한민국 의료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는 부실한 교육환경도 개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단순히 의사 인력만 증원한다고 미래 의료가 개선되지 않는다. 내실 있는 교육과 실질적인 수련은 세계 최고 수준의 K-의료 미래를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의사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의료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함에 있어 전문가 단체와 충분한 논의를 가져달라”며 “의료현장은 수많은 직역이 얽혀 유기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므로 이를 다루는 의료정책 역시 유기적으로 기능해야 한다. 의료정책은 탁상공론이 아닌, 의료현장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의 경험과 지식을 반영해 수립하고 실행돼야 한다.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아닌 상호 존중과 소통의 자세로 국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의료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고민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지역 의료 및 공공의료 활성화 방안으로 공공의대를 설립을 공약으로 세운 바 있다. 의협을 비롯한 의사단체는 그간 의대 신설과 관련해 교육 부실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김성근 의협 공보이사 겸 홍보이사는 “공공의료와 관련된 문제 인식은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해결 방식을 놓고 차이를 보인다”며 “정책으로 반영되기 위해선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속해서 우려 사항을 전달해 더 좋은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충분한 의견을 개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요 대선 공약으로 ‘국민 참여형 의료개혁 공론화위원회’ 설치 등을 내건 바 있다. 국민이 원하는 진짜 의료개혁 추진을 위해 의료인과 전문가, 환자, 시민대표 등이 참여해 의료개혁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김 공보이사는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건 어느 분야에서건 나쁘지 않지만 수요자 의견만 반영해 정책을 결정하면 포퓰리즘으로 흘러갈 수 있다. 전문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목표로 위원회를 만들지, 누가 참여할지에 대한 논의 절차도 있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선 의료대란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과 취임사에서 의료 위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공보이사는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내 약속한 ‘아플 때 누구도 걱정 없는 나라’는 의료인들의 오랜 염원이기도 하다. 국민 건강을 언제든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숙고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의협은 그간 국민건강에 역행했던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기 위해 ‘미래전략기획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의료분야 중장기 아젠다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전문가의 관점에서 국민과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새 정부와도 긴밀하고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정부·의료계 간 협의기구나 공동정책플랫폼 구축 등 건설적 협의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