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오후 1시 발효
철강업계 가격경쟁력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현행보다 25%포인트 인상하는 포고문에 3일(현지 시간) 서명했다. 이미 25% 관세에 어려움을 겪던 한국 철강업계 수출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통상 협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백악관이 배포한 포고문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인상된 관세율은 이날 0시 1분,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1시1분부터 발효된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3월 12일무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에서 수입되는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품목별 관세 25% 부과해왔는데 3개월 만에 이를 2배로 올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인상된 관세는 외국 국가들이 미국 시장에 저가의 과잉 생산된 철강 및 알루미늄을 계속 수출해 미국의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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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전 관세(25%)는 중요한 가격적 지원을 미국 시장에서 제공했지만, 해당 산업이 지속 가능한 건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앞으로 예상되는 국가 안보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생산 능력 활용률을 달성하고 유지하는데 아직 충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지난달 30일 펜실베이니아주 US스틸 공장에서 트럼프가 발표한 내용에 따른 후속 조치다. 그는 당시 “미국 철강산업을 그 누구도 우회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는 미국 철강산업을 한층 더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며, 누구도 이 장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관세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철강업계의 수출 상황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의 철강 수출 중 미국 비중은 약 13% 수준이다. 50% 관세가 현실화되면 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 강판, 냉연강판 등 미국 내 수요가 높은 제품군의 경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맞물려 한국산 제품이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빠르게 통상협의를 통해 업계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긴급회의를 열고 철강 관세 부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회의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KG스틸, 세아제강,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