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구심 여전하지만⋯‘고령화 대응’ 필수적 기대

다카하시 준 일본 교토대 임상응용학과 교수 연구팀은 성인의 피부 세포를 배아 상태로 되돌려 파킨슨병을 서서히 파괴하는 도파민 생성 뉴런으로 분화시키는 데 5년을 들였다. 이제 그 기증 세포들은 7명의 환자 몸속에 들어가 실제 기능을 하고 있다.
대표 고령화 국가인 일본이 단 하나 늙지 않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재생줄기세포 연구다. 급속도로 나이 들어가는 국가를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기치 아래 일본의 재생줄기세포 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최근 미국 외교 전문매체 디플로맷이 소개했다.
일본의 재생줄기세포 연구의 전환점은 2006년이다.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는 일반 피부 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재프로그래밍해 신체의 거의 모든 조직으로 변형하는 데 성공했다.
iPSC는 다 자란 체세포를 다시 발달 초기 단계인 줄기세포로 되돌려(역분화) 어떤 조직으로든 자랄 수 있게 만든(유도만능) 세포다. 모든 조직의 세포가 될 수 있어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하지만 난자에서 채취하지 않아도 되니 윤리 논란을 피할 수 있었다.
야먀나카는 2012년 iPSC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세계 속 일본의 영향력도 수직 상승했다. 일본 연구진들은 배양접시 위에서 망막 조직을 자라게 하거나 심장 조직을 조형하고 세포가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는 과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정책 지원도 뒤따랐다. 2014년 4월 당시 아베 신조 정부는 예비 임상시험을 거쳐 iPSC 치료제가 환자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고 연구진들은 망막 세포와 심장 세포 연구에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1년 뒤인 2015년 야마나카 교수 연구팀에서 함께 일했던 다카하시 교수는 iPSC로 유래 망막 세포를 배양해 노인 환자의 눈에 이식 성공했다.
의료 스타트업 하트시드는 iPSC를 심장 세포로 재프로그래밍하고 이를 약해진 심장에 주입해 심장 근육이 뛰도록 자극하는 치료법을 개발해 2023년 첫 번째 환자에게 치료를 시도했다. 현재는 임상시험에서 상용화 단계로 확장 중이다.
또 다른 벤처기업 쿠오립스는 초박형 심장 근육 세포막을 배양한 뒤, 손상된 심장 조직 위에 그것을 마치 세포로 만든 패치처럼 조심스럽게 덧대는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8명의 환자가 이 치료를 받았고 대부분 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달 국내 규제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일본의 승인이 너무 성급했던 것은 아닌지, 치료법은 충분히 견고한지, 과장된 기대가 생물학적 한계를 보지 못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야마나카 교수조차도 “세포는 살아있는 존재로 항상 우리가 원하는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더디플로맷은 고령화 곡선을 기다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재생줄기세포가 일본의 경제적‧인구통계학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기대감을 주는 존재라고도 해석했다. 나아가 경기 침체 그리고 세계에서 약해지는 존재감을 이겨내기 위해서도 줄기세포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내년 야마나카 교수의 iPSC 기술 개발 20주년을 맞아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