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4월부터 채권시장 흔들
5월 장기금리 상승폭 0.25%p...연중 최대
“미·중 무역전쟁서도 미국이 더 걱정돼”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서 열린 ‘레이건 미국경제포럼’에서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출·양적완화가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다이먼 CEO는 “이로 인해 채권시장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미국은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개월 뒤일지 6년 뒤일지는 모르지만, 부채의 향방이나 시장 조성자들의 능력이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재정·통화 정책에 문제가 있거나 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날 때 국채 대량 매도 등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채권 자경단’이 돌아왔다”고도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4월부터 이미 미 채권시장은 급격한 매도세로 흔들리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관세가 경기둔화 가능성을 높이고 달러 자산 가치는 낮춘 데 따른 것이다. 톰 디갈로마 미슐러 파이낸셜그룹 매니징디렉터는 “나는 다이먼과 생각이 다르다. 이미 4월에 채권시장이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게다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16일 부채 증가를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5월 한 달 간 10년물 미 국채 금리와 30년물 금리는 각각 0.25%포인트(p)씩 오르면서 올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감세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메가 법안)’까지 하원을 통과하면서 전망은 악화일로다. 메가 법안은 10년간 미국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2조7000억 달러(약 3700조 원) 증가시켜 이미 36조 달러가 넘는 국가 부채를 한층 더 많이 늘릴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이먼 CEO는 미·중 무역 전쟁에 있어서도 정말 걱정해야 하는 것은 ‘미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람들은 미국이 엄청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번은 다르다”며 “(부채 관리뿐만 아니라) 최고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40년 안에 기축통화국 지위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채권시장 유동성 공급 등을 위해 미국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완충자본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총자산에 대한 일정 비율 이상의 자기자본을 유지하도록 하는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을 완화해 은행이 더 많은 국채를 매입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장기금리를 낮춰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필립 바질 베터마켓츠 경제성장·금융안정 담당 이사는 “국채시장 혼란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국채에 위험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SLR 완화는 금융 안정성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