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시장 200조 시대 코앞… 질적 성장 필요

입력 2025-06-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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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6-01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5월말 순자산 199.7조
2년래 2배, 5년래 3배 이상 급성장
‘분산투자 묘미’에 인기
과열 경쟁, 상품 차별화 숙제

▲서울 여의도 증권가. (이투데이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이투데이DB)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총 순자산이 200조 원 돌파를 코앞에 뒀다. ETF는 분산 투자의 새로운 장을 연 상품으로 평가받으며 급성장했다. 다만 단기간에 시장에서 존재감을 부각한 만큼 그간 해결되지 못한 채 누적된 과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상장된 ETF 순자산 합산 금액은 199조6781억 원으로 집계됐다. 28일 199조430억 원이던 ETF 총 순자산은 29일 미국발(發) 관세 우려 완화에 따른 국내외 증시 급등에 힘입어 하루 만에 6000억 원 넘게 늘었다.

국내 ETF 총 순자산은 올해 2월 처음 190조 원을 넘은 뒤 3개월여 만에 약 9조 원 증가했다. 100조 원을 처음 넘어선 2023년 6월 이후 2년 만이다. ETF 시장이 2001년 개장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시장 규모가 커졌다. 5년 전인 2021년 5월 말 당시 총 순자산(61조9520억 원)에서 3배 이상 확대됐다.

ETF는 여러 종목 또는 자산을 한 상품에 담아 투자 위험성을 완화한다는 특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등장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시장의 오랜 투자 격언을 상품으로 구현한다는 취지다. 또 주식처럼 빠르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시장에 데뷔한 초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ETF가 투자자 이목을 끈 시점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다. 전 세계를 강타한 감염병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치솟자 ETF가 비교적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투자처로 떠올랐다. 이에 더해 환매가 즉각 이뤄지지 않는 공모펀드에 비해 거래 편리성이 높다는 장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이 됐다.

국내 ETF 투자 대상과 전략은 다양해지고 있다. 지수와 종목을 넘어 채권, 환율, 단기자금 등을 동원해 수익성과 위험성을 조절하는 상품부터 운용역이 투자 종목과 매매 시점 등을 비교적 유동적으로 판단하는 ‘액티브 ETF’도 늘어나는 추세다.

‘커버드콜 ETF’처럼 복잡한 구조를 지닌 상품도 설계되고 있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매수하며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도(콜옵션)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국내 상장된 상품들의 경우 지수, 배당, 성장주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옵션 만기와 매도 비중을 다르게 조절하는 모습이다. 특히 주기적 현금 흐름을 향한 수요가 늘며 월 배당과 결합한 커버드콜 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성장의 이면에는 그늘도 존재한다. 특정 종목이나 테마가 시장 관심을 끌면 여러 운용사가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상품을 쏟아내는 ‘붕어빵 ETF’ 현상이 대표적이다. 자산운용업계가 비슷한 콘셉트의 ETF를 찍어내듯 선보이는 ‘물량 공세’에 집중하며 상품의 성과와 안정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상품이 나오기 어려운 기류가 형성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자산운용사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에 치중하며 ‘좀비 ETF’도 쏟아졌다. 기관이 핵심 고객층이던 공모펀드와 달리 ETF 시장에서는 개인의 비중이 크다. 업계는 테마형 ETF를 선호하는 개인에 맞춰 비슷한 종목으로 구성된 상품을 동시다발적으로 내놨고, 생존에 실패하는 ETF도 자연스레 많아졌다. ETF 상장폐지로 투자자가 금전적 피해를 보지는 않지만, 업계가 상품 개발과 운용에 필요한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품 자체 품질보다 마케팅과 수수료 인하 경쟁에 업계 역량이 쏠리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상위 점유율을 지닌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부터 미국 등 해외 지수형 ETF를 중심으로 총보수를 줄줄이 낮췄다. 순자산 규모가 큰 해외 지수형 상품의 비용을 낮춰 경쟁사 고객을 끌어오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연초 자산운용사 담당 조사역을 교체한 금융감독원은 최근 ETF 상위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ETF 유동성공급자(LP)와 괴리율 구조 등을 비롯해 과도한 마케팅 등을 포함한 업계 과열 경쟁 양상까지 전방위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적극적 보수율 인하 경쟁으로 특정 상품 투자자가 실제 부담하는 비용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에 도달했지만, 자산운용사 관점에서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테마형 ETF가 특정 이슈나 트렌드에 따라 출시되는 만큼 손실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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