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 현실화시 매장 수 전국 90개로 감소
홈플러스 노조 “사실상 청산 작업…경쟁력 악순환 빠질 것”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의 무더기 점포 폐점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사측이 17개 점포에 더해 10개 점포에 추가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탓인데, 노동자 측은 청산 밑작업으로 규정, 거세게 반발했다. 홈플러스 측와 임대주 간 임차료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진퇴양난에 빠졌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측은 전날 10개 점포(동수원·북수원·가좌·작전·센텀·울산남구·대전문화·전주완산·청주성안·파주운정점)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또 홈플러스는 이번 계약해지를 통보한 점포와 직원들에게 임대주와의 협상 의지, 폐점 시 고용 승계 약속 등을 안내했다.
이로써 홈플러스 측이 계약해지를 통보한 매장은 총 27개로 늘었다. 앞서 홈플러스는 이달 14일 법원 승인을 받아 17개 점포(가양·일산·시흥·잠실·계산·인천숭의·인천논현·원천·안산고잔·화성동탄·천안신방·천안·조치원·동촌·장림·울산북구·부산감만점)에 임대주와의 임차료 조정 협상 결렬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홈플러스가 계약해지를 통보한 총 27개 매장은 모두 홈플러스가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매장이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 이전에 이미 폐점이 확정된 9개 점포(동대문·부산반여·부천상동·부천소사·안산선부·내당·동청주·광주계림·순천풍덕점)까지 더하면 무려 36개의 점포가 문을 닫게 된다.
홈플러스의 도미노 폐점이 현실화 될 경우 현 대형마트 2위 자리도 롯데마트에게 내주게 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대형마트 점포수는 이마트 155개, 홈플러스 126개, 롯데마트 111개다. 홈플러스의 점포 폐점이 이뤄지면 이들의 점포수는 90개로 대폭 낮아진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홈플러스 노조)는 이번 조치를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MBK)의 청산 작업으로 규정했다. 점포 폐점마다 수백 명의 노동자와 수많은 협력업체가 일자리를 잃고 대형마트 업계에서 경쟁력 또한 크게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게다가 사측이 대안으로 제시한 고용안정지원제도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홈플러스의 고용안정지원제도는 폐점 시 직원 희망 점포 3곳 중 1곳으로 전환 배치하는 제도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폐점 점포 인근에 전환 배치할 마땅한 점포가 없다면 지역을 크게 벗어나서 출·퇴근할 수밖에 없어 제도에 한계가 있다”면서 “대규모 점포 폐점은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이는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임대주에 계약해지 통보를 했어도 임차료 협상은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다. 홈플러스로서는 임차료를 낮춰 운영비를 줄이면 계속 기업가치(기업이 영업을 지속한다고 가정했을 때 경제적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입장 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임대인이 홈플러스의 임차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이자 및 배당 지급 등의 문제로 손해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대주단, 투자자까지 연달아 피해를 입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MBK의 경영실패를 임대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7곳 점포에 계약 해지 통보는 했으나 임대주와 계속 협상 중”이라면서 “회생계획안을 내더라도 협상은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고 영업의 연속성을 가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