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직접 방문·눈으로 확인 ‘현장 중심’ 강조
조선호텔 김치·태국 망고 발매 주도해 히트

홈쇼핑업계에서 통상 식품 카테고리는 계륵과도 같다. 다른 상품 카테고리보다 매출 비중도 높지 않고 마진도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에도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식품 카테고리에 힘을 주는 대표적인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기업이다. 이곳의 식품 카테고리를 책임지는 우상우 팀장을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신세계라이브쇼핑 본사에서 만났다.
우 팀장은 현재 총 5명의 식품팀 상품기획자(MD)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이마트 상품기획자(MD) 출신으로 이마트 전 점포의 초밥, 치킨 등 델리를 10년 이상 기획·관리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으로 넘어오기 직전엔 전통식품 바이어 업무도 했다. 이마트가 신세계라이브쇼핑을 인수하면서 개국 준비에 한창이던 2015년 11월 그는 과감하게 소속을 옮겼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사·위생사 면허까지 소지한 ‘식품 전문가’인 우 팀장의 당시 각오는 남달랐다. 그는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식품 사업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했다”면서 “관계사·계열사 상품을 TV를 통해 홍보하고 차별화한 상품을 기획해 히트를 시키는 게 당시 가장 큰 미션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무엇보다 홈쇼핑업계에서 가장 좋은 식품을 공수하기 위해 ‘현장 중심’을 고집한다 . 우 팀장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지방에 무조건 가는 게 저희 팀 원칙”이라면서 “산지에 직접 가서 눈으로 상품을 보고 현장을 살피며 아이디어를 찾고 물류 단계를 어떻게 줄일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위 하나를 팔더라도 수입되는 평택항에 직접 나가 상품을 살피고 익산 포장공장까지 들렀다 상경하면 하루가 끝난다”며 “고객에게 최상의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을 세우고 현장 중심 영업을 한다”고 부연했다.
우 팀장이 주도한 대표 상품은 ‘조선호텔 김치’다. 2015년 11월 개국 직후 홈쇼핑업계 최초로 선보인 상품으로, 업계에선 화제를 넘어 충격적인 시도로 아직도 회자된다. 그는 “김치는 익는 속도가 중요해 물류망을 단축했고 제조사와 식품팀이 협업해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거쳤다”면서 “반응 생산으로 익은 김치 폐기를 줄이고 전사 홍보·품평회를 통해 고객 신뢰도를 확보하면서 결국 대박을 쳤다”고 전했다. 이를 기점으로 자신감을 확보한 신세계라이브쇼핑 식품팀은 가정간편식(HMR) 12종까지 조선호텔 상품의 구색을 넓혔다. 이로 인해 조선호텔 HMR 매출은 올해 해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88% 늘었다. 향후 조선호텔 중식 라인업(짜장면·짬뽕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태국 망고’도 그의 작품이다. 작년 총 30만 명이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 태국 망고를 구매,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는 단일 유통업계 기준 최대 실적이다. 이를 위해 우 팀장은 지난해 4번이나 태국 출장을 가 현지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담 농장을 확보했다. 또 올 2월 주한태국대사관 상무공사가 망고 판매를 위해 방송에 출연하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우 팀장은 “인천공항 검역 창고까지 들어가 태국 망고 선도를 관리했고 방송에선 현지 촬영 영상을 활용하는 등 품질을 보증했다”면서 “경쟁사들이 태국 망고 판매에 뛰어들 만큼 업계를 뒤흔든 성공 사례”라고 자평했다.
우 팀장이 이렇게 차별화한 상품 발굴이 가능했던 것은 경영진의 든든한 지지 덕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 식품 카테고리 편성 비율은 작년 기준 8%에 불과하다. 이는 다른 T커머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지만, 전체 수익에 큰 보탬이 되진 못한다. 그런데도 우 팀장은 식품 카테고리를 ‘홈쇼핑의 감초’로 비유했다. 매출 비중은 작지만, 고객을 채널에 끌어들이고 신뢰를 쌓는 핵심 카테고리라는 것.
우 팀장은 “고객이 ‘이 채널에서 이 식품을 꼭 사야지’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홈쇼핑업계 후발 주자지만 빠르게 히트 상품을 만드는 동시에 경쟁사가 부러워할 신세계만의 정체성으로 앞서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장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융합해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상품을 계속 발굴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