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콘텐츠 사용료 배분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 사용료 산정 기준안’을 6월부터 적용한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기준은 각 케이블TV방송국(SO) 단위별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기준안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과 콘텐츠의 멀티호밍(동일 콘텐츠의 다중 플랫폼 유통) 등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료방송 생태계 변화 속에서 콘텐츠 대가 체계의 실효성과 합리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케이블TV 업계는 OTT 중심 시청 패턴으로 케이블TV의 콘텐츠 독점력이 사실상 해체됐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가치가 실질적으로 하락했음에도 사용료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실제 케이블TV의 콘텐츠 사용료는 전체 방송사업 매출의 89%에 이를 정도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유료방송 시장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 유지를 위해, 콘텐츠 사용료 산정 기준에 OTT 확산 등 시장 구조 변화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OTT 이용률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전체 이용자의 41%는 OTT를 사용한 이후 유료방송 시청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콘텐츠가 OTT에 제공되는 멀티플랫폼 전략, 이른바 ‘멀티호밍’도 케이블TV(SO)의 콘텐츠 차별성은 약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케이블TV 업계는 콘텐츠 가치 하락분을 한 번에 반영하지 않고,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 방식을 택했다.
중소 PP 보호 방안도 포함됐다. 지상파 등 대형 채널의 협상 결과가 중소 PP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채널 군을 나눴다. 각 채널 군별로 사용료 총액을 따로 정해 협상 구조를 설계했다.
황희만 회장은 “30년 된 업계가 관행만으로 지켜오던 시장을 이제는 합리적 기준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업계의 고질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상생 생태계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업계가 머리를 맞댔다는 점에서 크게 평가해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