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요즘 누가 마셔요?”...소비자 외면에 세븐브로이 등 제조사 수익성 악화

입력 2025-05-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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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브로이, 작년 영업손실 90억
한울앤제주, 1년 새 매출 16% 하락
계속된 실적 악화에 주주 손실 커져
맛 대신 차별화 없어⋯소비자 피로도 ↑

▲주요 수제맥주 업체 매출 추이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주요 수제맥주 업체 매출 추이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홈(Home)술 열풍으로 호황을 누렸던 수제맥주의 인기가 냉랭해지면서 제조사들의 기업가치도 추락하는 모양새다. 우후죽순 이색 협업 마케팅을 앞세운 수제맥주 제품이 쏟아진 데다, 주류 소비 취향이 다양화되면서 수제맥주가 소비자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수제맥주 제조사들이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세대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맥주(세븐브로이)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3% 급감했다. 2022년 320억 원이던 매출은 2023년 120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매출이 줄자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90억 원으로 전년보다 47.5% 적자 폭을 키웠다. 세븐브로이는 2020년 대한제분과 협업해 선보인 ‘곰표 밀맥주’ 성공에 힘입어 2022년 전북 익산에 3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맥주 공장을 신설했다. 당시 설비 구축에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수제맥주 수요가 급감하면서 익산 공장은 경영 악화에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수제맥주 기업들도 세븐브로이와 비슷한 실정이다. 2021년 수제맥주 업계 최초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제주맥주(현 한울앤제주)도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작년 매출은 1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1% 줄었다. 2022년 239억 원, 2023년 217억 원으로 계속 매출이 줄고 있다. 작년 영업손실은 48억 원이다. 2021년 상장 이후 지분 매각으로 두 차례 주인이 바뀐 제주맥주는 올해 사명을 한울앤제주로 변경했다. 24% 지분을 확보한 한울반도체가 현재 최대 주주로, 사업 종목에 반도체 제조업과 폐기물 처리업을 추가하며 신사업을 꾀하는 모습이다. 강원도 춘천에 기반한 스퀴즈맥주도 작년 매출이 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다. 영업손실은 25억 원으로 적자 폭이 전년보다 257% 늘었다.

편의점에서 한때 대세였던 수제맥주 판매량도 해마다 쪼그라들고 있다. 편의점 GS25의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은 2022년 76%였지만, 2023년 0.3%, 2024년 0.1%로 급감했다. 맥주 카테고리 중 수제맥주 매출 비중도 2022년 6.7%에서 2024년 2.4%로 줄었다.

수제맥주 시장이 악화한 것은 업체별로 큰 차별화 없이 비슷한 제품들을 우후죽순 출시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2020년 세븐브로이와 편의점 CU, 대한제분이 협업한 ‘곰표맥주’가 대박을 낸 뒤, 구두약(말표 흑맥주)·치약(2080 맥주) 등 각종 브랜드와 협업한 수제맥주가 잇달아 출시됐다. 시중 일반 맥주와 달리 수제맥주는 다양한 맛과 향이 강점인데, 이색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디자인 등 시각적 요소만 부각됐다. 특색 없는 맥주 맛에 상표나 디자인만 다른 수제맥주가 창궐하자, 소비자의 피로감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이 하이볼, 위스키, 와인 등 다른 주류로 옮겨간 것도 한몫을 했다. 노 재팬(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잠잠해진 이후 일본산 맥주가 부활한 것도 수제맥주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장이 계속 악화하자, 일부 수제맥주 기업들은 아예 하이볼 등 다른 주류로 눈을 돌려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대한제분과 손잡고 첫 번째 협업 제품인 ‘곰표 하이볼’을 선보였다. 수제맥주 기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도 신세계L&B와 협업해 ‘에반 버번 하이볼’ 2종을 내놓고 하이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주류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수제맥주 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주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 예측이 실패한 투자와 차별화 없는 제품 출시에 머문다면 시장 악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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