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 설립을 위한 인적분할과 관련,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중복상장 여부에 대해 “추후 상장계획이 없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삼성바이오는 22일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사업 분리 후 글로벌 톱 바이오 기업 도약을 공식화했다.
인적분할 발표 당시 삼성바이오는 “경쟁사업 운영에 대한 고객사의 잠재적 우려를 해소하고, 수익 창출 방식이 다른 두 사업에 동시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기업분할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도 분할 발표 설명회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일부 고객사에 혼재돼 보여 시밀러 사업이 고객사 제품과 경쟁한다고 오인받아 우려가 제기돼 왔다”라면서 “이는 사업 리스크로 판단됐고, 특히 최근 미국 규제와 약가 인하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CDMO 사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근본적인 이해 상충 문제 해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중복상장을 위한 과정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일환으로 제시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중복상장 미실시(5년)’를 약속한 것에 대해 시장에선 5년 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분할 발표 시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영 투명성, 독립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Value-Up)’ 계획 일환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중복상장 미실시(5년)’를 약속했는데, 이에 시장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5년 후에는 기업공개(IPO)’에 나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양사 모두 이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중복상장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임직원 대상 내부 설명회에서도 상장계획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고, 분할 발표 당일 열린 내부 설명회에서 향후 회사의 상장계획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러한 우려 불식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선제적으로 중복상장 미실시를 약속한 것이고, ‘5년’이라는 기간은 현재 금융당국에서 제한하고 있는 물적분할 자회사의 심사 강화 기간을 준용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분할 방식은 기존 회사를 수평적으로 분리하는 인적분할과 자회사를 신설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나뉜다. 물적분할의 경우 신설 자회사의 중복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훼손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금융당국은 물적분할 자회사를 5년 내 상장할 경우 강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해 사실상 조기 상장을 제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측은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분할은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회사 관리 및 신규 투자를 맡아 온 사업부문을 분리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하는 단순·인적분할 방식”이라며 “물적분할과 달리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하지 않고, 투자자 이해상충 우려가 없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분할 발표 당일 설명회에 참석한 김형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신설법인(삼성에피스홀딩스)의 정관에 기재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중복상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주주가치 희석을 방지하고, 모든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