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장세가 뚜렷한 가운데 주류 제품이 올해 HBM3E(5세대)에서 내년 하반기에 HBM4(6세대)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이끄는 시장 트랜드 역시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강력한 수요 속에 내년 HBM 총 출하량이 300억 기가비트(Gb)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메모리 공급사가 생산량을 늘리면서 HBM4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해 2026년 하반기에는 HBM4가 HBM3E를 제치고 주류 솔루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HBM4는 데이터가 오가는 입출력 통로(I/O) 수가 2048개로, 이전 세대 1024개 대비 두 배 많아진다. 이와 동시에 HBM3E와 동일한 초당 8.0기가비트(Gbps) 이상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유지한다. 즉 데이터 전송 속도는 같지만, 처리 능력은 두 배 더 좋아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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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는 인공지능(AI) 시장 큰손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과 AMD의 차세대 AI 칩 ‘MI400’시리즈에 탑재된다.
이에 따라 메모리 공급사들도 HBM4 제품 전환 준비에 한창이다. 트렌드포스는 현재 시장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가 50% 이상의 점유율로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HBM4 경쟁에서 SK하이닉스와 격차를 좁히려면 수율과 생산능력을 더욱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공고히 하며 HBM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2.5%로, 이미 절반을 넘겼다. 이어 삼성전자(42.4%), 마이크론(5.1%) 순이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와의 협력 체계는 HBM4에서 더 강화할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전시관을 찾아 HBM4 샘플을 살펴보며 “정말 아름답다(So Beautiful)”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펜을 들고 “SK하이닉스, 사랑한다(JHH loves SKHynix)”, “원팀(One Team)!”이라고 적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3월 업계 최초로 HBM4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한 바 있다.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엔비디아와 공급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