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증권은 2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안 논란과 관련해 일부에서 지적하는 ‘제2의 트러스 쇼크’가 단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트러스 쇼크는 영국 트러스 총리가 취임 직후 대규모 감세,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영국 금융시장 쇼크를 말한다.
관세 유예 효과로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경기 역시 침체 리스크에서 벗어난 분위기지만 국채 금리 리스크를 떨어버리지 못하고 있다. 무디스사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의 악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미약하게 여진 중이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4.6% 선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올해 연고점 수준인 4.79% 수준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관세 유예 조치 등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30년 국채 금리 수준은 5.08%로 연중 고점인 동시에 2023년 금리인상 사이클 당시 전고점에 다가섰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트러스 쇼크는 미국 경제와 비견된다. 누적된 경상수지 적자, 정부채무, 물가 상승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대규모 지출, 차입, 감세 계획을 발표하자 영국 국채와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했고, 트러스 총리는 계획 대부분을 철회하고 취임 45일 만에 사임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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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제2의 트러스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그는 "막대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를 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트러스 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재정수지 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미국 재정수지 적자 폭이 축소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물가 리스크와 통화정책 차이도 또 다른 이유다. 현재 미국의 경우 관세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중반 수준까지 하락했고 미 연준도 금리인하 재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통화완화 국면에 위치해 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미국 경제가 수입급증으로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향후 침체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보다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둔화) 수준에 경기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도 ‘제2의 트러스 쇼크‘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미국 경제가 재정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감세안 추진 시 재정지출 감축을 위한 조치들이 빠지면 언제든지 제2의 트러스 쇼크가 발생할 위험은 크다. 물가불안이 재차 현실화된다면 미국 국채시장 불안이 예상보다 강하게 확산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과 같은 셀(Sell) 현상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관세와 재정리스크(=국채 금리)가 하반기 미국 경제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