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직후부터 업계 ‘베스트 셀러’ 등극
게이머·제조사가 기다리던 성능
컴퓨텍스서 220PPI 27형 5K 제품도 전시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초 선보인 27형 UHD(3840x2160) 해상도의 QD-OLED 패널이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7형은 가장 수요가 많은 크기인데, 게이머들이 고대하던 UHD 화질이 적용되며 고객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초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27형 UHD QD-OLED의 1분기 출하량은 약 15만 대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전체 모니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의 27%에 이르는 규모다. 출시 직후 모니터 시장의 베스트 셀러로 등극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대만의 에이수스(Asus), MSI, 미국의 델(Dell) 등 제조사가 이 패널을 탑재한 제품을 이미 출시했으며, 다른 제조사들도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이다.
27형 UHD 제품은 27형 사이즈에서는 보기 힘든 선명한 화질이 특징이다. 픽셀 밀도가 160PPI(1인치당 픽셀 수) 이상으로 자발광 게이밍 모니터 중 가장 높다. 해상도가 단순히 디스플레이 화면을 이루는 픽셀의 수를 나타낸 개념이라면 픽셀 밀도는 화면의 크기와 상관없이 실제 픽셀의 조밀한 정도를 의미하기 때문에 화질의 수준을 보다 직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 살펴본 160PPI QD-OLED 디스플레이는 LCD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색깔의 선명함은 물론, 지도 속 깨알같이 작은 글자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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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LCD와 QD-OLED 디스플레이 제품의 휘도를 수치로 비교하면 LCD의 휘도가 더 높은 것으로 측정되지만, 실제 눈으로 화면을 볼 때는 QD-OLED가 훨씬 밝게 느껴졌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27형 UHD QD-OLED 제품은 미국의 인증 전문 업체인 UL솔루션즈로부터 'TrueBright' 인증도 획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7형은 모니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범용 사이즈"라며 "UHD 고해상도 제품이 범용 사이즈로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되면서 일반 소비자와 모니터 제조사들의 폭발적인 수요가 이어지고 회사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7형 자발광 모니터에 UHD 고해상도를 구현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구축한 기술 장벽 사례다. 32형, 34형 등 다양한 사이즈에서 UHD 해상도의 자발광 패널이 생산되고 있지만 보다 가격 접근성이 높은 27형 범용 사이즈로 UHD 자발광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자발광 디스플레이에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기술력은 QD-OLED의 전면발광 구조와 관련이 깊다. 기존 자발광 디스플레이는 빛이 기판 방향으로 발산돼 빛 일부가 가려져 개구율이 하락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QD-OLED는 기판의 반대 방향으로 빛이 나오기 때문에 빛이 가려지는 부분이 최소화되고 개구율이 크게 높아진다.
개구율이 높은 만큼 더 작은 크기의 픽셀에서도 같은 밝기를 낼 수 있고, 그만큼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자발광 기술로 31.5형 사이즈에 UHD 고해상도를 구현한 것 또한 삼성디스플레이가 2023년 말 시작해 가장 앞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5'가 진행되는 20~23일(현지시간) 기간 27형 5K 제품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27형 5K 해상도의 제품은 픽셀밀도가 220PPI에 달해 이미지나 영상 편집 등 전문 작업용 모니터에 최적화된 스펙으로 인식됐는데, 현재 시중에는 LCD 제품만 출시돼있다. OLED로 27형 5K 고해상도를 구현해 공개한 것 역시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