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제품 선전했으나, 범용재는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
트럼프 관세 효과는 '아직'…대미 수출 둔화는 주원인은 기저효과

미국이 3월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 제품 전반에 예외 없는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철강의 대미 수출이 품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부가 제품과 미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선전하고 있지만, 범용재는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 21일 발표한 '미국의 보편관세 공표 후 철강 수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4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으며 수출량도 9.9%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을 제외한 수출액은 2.6% 감소, 수출량은 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대미 수출 부진은 단가 하락보다는 물량 감소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다만 이는 2024년 수출 실적이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5년 3~4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기 계약분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였고, 4월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출액도 증가세를 보였지만, 본격적인 관세 효과는 5~6월 이후 수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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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별 차별화가 뚜렷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열연강판(-36.3%), 중후판(-18.0%) 등 범용재는 수출이 급감한 반면, 석도강판(+29.2%), 철강관(+10.3%) 등 미국 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나 고부가 특수강은 비교적 선전했다.
산업연구원은 "2023년 기준 미국의 내수 대비 수입의존도는 강관·석도강판 등은 높고 열연·후판은 낮아 관세 영향도 품목별로 상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컬러강판의 경우 25% 관세 적용 후 한국산 가격이 톤당 1446달러로 대만(1359달러)을 상회해 경쟁력이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수입쿼터제 폐지로 과거 쿼터로 보호됐던 한국이 대만, 베트남 등과 직접 경쟁해야 하며, 수입사 입장에서 대체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철강업 가동률은 5월 기준 74.9%로 정부 목표치인 80%에 미달해 당장 미국 내 자급 여력이 급상승할 가능성은 낮지만, Cleveland-Cliffs 등 주요 기업이 감산에 나선 상황이어서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산업연구원은 "보편관세 적용으로 단기 수출 부담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출 전략 재편과 제품경쟁력 강화, 수요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