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상금 수여⋯'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연내 출간

기후 위기로 얼어붙은 미래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윤강은 작가의 '저편에서 이리가'가 제48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19일 민음사는 "미래의 시선으로 한반도라는 공간의 의미를 새로이 발굴하고 조명했다는 점에 호평이 이어졌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공모에는 총 333편의 작품이 투고됐다. SF, 역사 소설, 힐링 소설 등 장르의 다양성이 돋보였다. 이 같은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작가만의 개성이 아닌 유행을 답습하는 작품이 다수였다는 평이 나왔다.
'저편에서 이리가'는 기후 위기로 설원이 된 미래 한반도를 배경으로, 세 개의 구역에서 살아가는 여섯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군인과 썰매 노동자로 살아가는 이들은 경계를 넘어 서로를 만나고,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도 착취나 폭력이 아닌 사랑과 애도의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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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생존주의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정치적 갈등에 함몰되지 않고, 한반도를 미래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는 평가다.
윤 작가는 2000년생으로 현재 동국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 중이다. 그는 "이제는 사라지고 만 것들에 대해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소설"이라며 "쓰는 동안 끊임없이 아프고 행복했다"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박혜진 문학평론가는 "미래의 어느 시점, 설원으로 변해 버린 한반도에서 개 썰매를 타고 이쪽저쪽 오가는 짐꾼들의 이야기는 원시적이되 사려 깊고 얼어붙으면서 녹아내린다"라며 "과거를 썰매처럼 타고 한반도 여기에서 저기로 이동하는 과감한 움직임과 그 뒤로 퍼지는 매력적인 하울링은 일찍이 만난 적 없는 새로운 조화로움"이라고 평가했다.
이소 문학평론가 역시 "생존주의 시대에 어울리는 사랑을 재발명하는 다양한 모색이 기억에 남았다"라며 "극단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언가 버리는 길을 선택하기보다 오히려 애도와 사랑을 상상하고 실천하는 인물들의 우정이 사려 깊고 아름다워 보였다"고 설명했다.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윤 작가에게는 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수상작은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연내 출간될 예정이다.
1977년에 제정된 한국의 대표적 문학상인 오늘의 작가상은 2015년부터 출간된 한국소설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가 올해 다시 공모제로 개편됐다. 올해 심사는 정용준, 문지혁, 김희선 소설가와 박혜진, 이소 문학평론가 등 5인이 맡았다.
그간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장강명의 '댓글부대',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등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 외에도 김초엽, 백온유, 김화진, 서이제 등의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