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뒤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6일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며 재차 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대선이 끝나면 한국의 정통 보수주의는 기존 판을 갈아엎고 새 판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의 기득권층 대변자였던 토리당이 몰락하고 보수당이 새롭게 등장했듯이 판이 바뀌지 않고는 더이상 한국 보수진영은 살아날 길이 없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저격수’를 자처하던 때를 “이 당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런데 이 당은 언제나 들일 하러 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면 안방 차지는 일 안 하고 빈둥거리던 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며 “그런 속성이 있는 당이란 걸 알고도 혼자 속앓이하면서 지낸 세월이 20년이었다”라고 했다.
또 “이 당의 정통 보수주의는 이회창 총재가 정계 은퇴하면서 끝난 당이었다”라면서 “그간 사이비 보수들이 모여서 온갖 미사여구로 정통 보수주의를 참칭하고 국민들의 눈을 가린 그런 세월이었다”고 했다. 이어 “급기야 지금은 당의 정강·정책마저도 좌파 정책으로 둔갑시켜 놓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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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홍 전 시장은 15일 자신의 지지자 소통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서 “이번 경선에서도 사기 경선을 하는 것을 보고 내 청춘을 묻은 그 당을 떠났다. 국민의힘에서 은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 따라 ‘꼬마 민주당’을 갔다면 이런 의리,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잇따른 저격 글에 국민의힘에선 김대식 의원이 홍 전 시장의 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고자 하와이 출국을 앞두고 있었으나 홍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댓글에서 “오리 말라고 했다”며 “문수형(김문수 후보)은 안타깝지만, 그 당은 이미 탈당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