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부품 업계가 미국의 관세 정책이 대기업의 현지 생산 증가로 이어지면서 국내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급변하는 정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가이드를 줄 것도 요청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5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을 방문해 자동차 부품 업계의 수출 여건을 점검하고 기업 애로사항 청취 및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자동차부품은 중소기업 수출 4위 품목으로 올해 1분기 수출 10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자동차 부품 수출 1위 국가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2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대미 수출이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을 이끌고 있다. 3일부터 자동차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 시행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우려가 크다.
정순백 삼광윈테크 대표는 국내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난 심화 우려를 전달했다. 그는 “자동차는 현지화를 많이 요구하고 있고, 현지화를 위해 투자를 많이 실행해야 하는 과정에 있다”라며 “기아, 현대차가 173만 대씩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100만 대 정도를 미국으로 가져가서 생산하면 한국에 기반이 있는 부품회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장 염려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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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봉 케이에이씨 대표는 “7~8년 전에 해외로 나가서 많이 힘든 상황”이라며 “기존에 나가 있는 기업들도 지원할 방안을 마련해주시면 좋겠다”라고 요청했다.
자동차 내장재를 만드는 권민호 대솔오시스 대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을 발표하면 한 달 있다가 바뀌고 하면서 실질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해 굉장히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디렉션을 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빌테크의 김재승 대표는 “최근 중동에 열심히 진출해 두바이에도 법인을 내고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하는데 인증제도가 너무 복잡하다”라며 “비용은 둘째치고 정보를 얻기가 힘들어서 스타트업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정보를 명확히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김태헌 모터이엔지 대표는 미국 현지 투자와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대․중소기업 동반 진출 활성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관세 등 최근 분위기 때문에 더 어려워졌다”며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도 스타트업과 동반 진출하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미국 품목관세 조치로 경영환경 악화가 예상되는 자동차부품, 철강‧알루미늄 관련 업종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이번 추경으로 1000억 원 규모의 통상리스크긴급자금을 신설했다.
또 해외인증 획득에 필요한 컨설팅‧시험‧인증비용 등을 지원하는 해외규격인증 획득사업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추경을 통해 100억 원의 추가 예산을 확보해 참여 기업을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자동차부품 업계는 약 3만 개의 부품을 생산하며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으며 약 33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한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 환경규제 강화 등 글로벌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