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혁신부터 글로벌 공급망 협력, 세계무역기구(WTO) 개혁까지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아시아태평양 21개국 통상장관들이 제주에 모였다. 한국이 20년 만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으로 주최한 이번 회의는 다자주의 복원과 기술 기반 무역 혁신을 위한 국제 공조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25년 APEC 통상장관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2005년 이후 20년 만에 APEC 의장국을 맡아 개최한 것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 주요 경제협력체 통상장관들이 대거 참석했다.
회의 의장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맡았으며, 응고지 오콘조 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 요시키 타케우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차장 등 주요 국제기구 인사들도 자리해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 속 다자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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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경제협력체인 APEC은 전 세계 인구의 약 37%, GDP의 약 61%, 상품 교역량의 약 49%를 차지한다. 1989년 출범 이후 관세 인하, 통관 효율화, 공급망 연결 등 다양한 성과를 통해 역내 통상 자유화를 주도하며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으로 역할을 해왔다.
이번 회의는 △무역원활화를 위한 AI 혁신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관세·통관 등 통상 행정에 AI를 적용하는 방안, 국제 표준 정보 공유, AI 활용 원칙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OECD의 타케우치 사무차장은 AI 국제 규범 정립을 위한 OECD의 역할과 성과를 공유했다.
두 번째 세션은 WTO 개혁과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주제로 진행됐다. 오콘조 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APEC의 적극적 참여를 강조하며, “글로벌 공급망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 달성을 위해 WTO의 기능 회복이 필수”라고 밝혔다.
16일 열릴 마지막 세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연계한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각국은 안정적 공급망 확보, 친환경 무역 확대, 글로벌 공조 체계 마련 등을 위한 협력 의지를 공유한다.
정 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APEC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으며 엄중한 글로벌 통상 환경을 고려하면 그 어느 때보다 APEC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며 다자무역체제가 시험대에 오른 오늘날 본 회의 논의 결과가 세계에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장관회의가 세계가 당면한 정치적, 경제적 갈등과 불확실성 해소에 도움이 되는 소통과 협력의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 논의 성과가 올해 하반기 예정된 APEC 정상회의까지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협력해 정상회의 주간에 열릴 APEC 경제인 행사도 내실 있게 준비해, 글로벌 경제인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