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일꾼 뽑아야 유치한 편 가르기 보복 안해"
"파란당됐다 빨간당됐다" 지역주의 타파 호소 나서
재생에너지 지역 발전책 "태양광으로 지방 살릴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보수 텃밭’ 경북 구미와 대구를 잇달아 방문해 ‘통합’과 ‘민생’을 주제로 장시간 유세를 펼치며 지지세 확장에 공을 들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출생지인 구미에서는 공과를 언급하며 지역 유권자들에게 다가섰고, 대구에서는 “이재명도 한번 써보시라”며 실용주의에 기반한 정치적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제가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경북 안동 물 먹고 자랐는데 왜 이렇게 이 동네서 20% 지지밖에 못 받을까"라며 "여기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출생한 곳이라고 하던데”라며 운을 뗐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젊은 시절에는 독재하고 군인 동원해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장기집권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지금도 그건 사실이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이 나라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이어 "만약 박정희 대통령이 쿠데타 안 하고 민주적으로 집권하고 인권 탄압, 불법 위헌 장기집권 안 하고 정말 살림살이만 잘하고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으면 모두가 칭송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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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특히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왜 이재명에 대해선 우리가 남이가 소리 안 해주나"라고 물으며 자신의 경북 출신 배경을 강조하는 '남이가' 구호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이 후보는 다른 지역 유세보다 더 장시간 연설에 나서며 ‘보수 텃밭’ 공략에 공을 들였다. 이 후보는 과거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구미시에서 26.7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69.37%)에 크게 밀린 바 있다. 대구광역시에선 21.60%를 기록, 윤석열 후보(75.14%)와 더 큰 격차를 나타냈다. 역대 구미시 대선에선 보수 정당 후보들이 대체로 60% 후반대의 득표율을 얻어왔고, 대구의 보수적 투표 성향도 1987년 이후 35년간 지속되고 있다.
그는 지역주의 극복을 강조하며 "정치적 선택에 간섭성이 없으면 정치인들은 국민을 존중할 필요가 없어 귀찮다. 공천만 받으면 찍어주는데, 당에 공천받을 것만 생각하고 당권 잡으면 당선되는데 뭐하려고 노력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수도권에 가면 파란당됐다 빨간당됐다 노란당 될거라 한다"며 정치인들 간 경쟁이 있어야 지역 발전도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도 이 후보는 통합의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제발 이제 유치하게 편 가르기, 졸렬하게 보복하기 이런 거 하지 말자. 잘하기 경쟁해도 부족할 판"이라며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박정희 정책이면 어떠냐, 필요하면 쓰고 불필요하면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까만 고양이면 어떻고 빨간 고양이면 어떻고 노랑 고양이면 어떠냐, 쥐만 잘 잡으면 되지"라며 실용주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명이가 남이가’ 해주겟나. 지역주의를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재명도 한 번 써보시라”며 “여러분을 위해 일하는 정치집단을 선택하시라. 색깔이 무슨 상관이 있나.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되고 삶이 개선되서 이재명 잘한다 소리 들으면 저한테도 좋은 일”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추격자의 삶을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의 기술과 발전을 보고 베끼고 빠르게 추격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며 "이제는 반 발짝만 앞서면 정말로 무한한 기회를 누리는 선도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퇴행을 멈추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 이 긴 겨울을 견뎠으니 우리는 이제 찬란한 봄과 융성한 여름도 맞이해야 되지 않겠나"라며 "이상화 시인의 시구처럼 앗길 들에 봄이 올지 알겠나. 여러분이 봄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