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정밀 온습도 제어장비(THC) 기업 워트가 고객사가 추진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신규 공장 투자로 이르면 4분기부터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주요 고객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도 중국 반도체 산업 투자 확대에 따라 현지 매출이 꾸준한 성장세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워트 관계자는 “고객사의 신공장 설비 증설 물량이 연말께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르면 10~11월 중 공급을 기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워트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의 핵심 공정에 필요한 환경제어 시스템을 개발ㆍ제작해 납품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 THC, 팬필터유닛(FFU), 초정밀 항온기(TCU) 등이다.
THC는 반도체 포토공정 중 코팅 공정과 노광공정을 마치고 나온 웨이퍼를 현상하는 공정의 각 격실에 미립자, 초정밀 온습도, 미량가스(NH3, ACID 등)를 제어한 공기를 공급하는 장비다.
THC는 공정 환경·공조 제어를 통해 칩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도 높일 수 있는 설비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세메스, 제우스, ATI 등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등이다.
인공지능(AI)의 성장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격변기를 겪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D램 시장에서 점유율 세계 1위에 올랐다. 1992년 이후 33년간 삼성전자가 지켰던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가 빼앗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가 집계한 SK하이닉스 점유율은 36%, 삼성전자(34%)를 2%포인트 차로 제쳤다.
HBM에 뒤진 삼성전자는 향후 기술 개발과 투자를 늘려 업계 선두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HBM 등 고부가 메모리 비중 확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2나노 공정 상용화 등의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D램은 HBM3E 개선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올 하반기 내 HBM4를 개발 및 양산해 AI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DDR5는 128·256Gb(기가비트) 등으로 고용량화 추세에 대응하고, 낸드는 고용량 eSSD 수요 대응 및 V8·V9로의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메모리 제조사들 모두 경기도 용인에 막대한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360조 원을 투자하고, SK하이닉스는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122조 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워트는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국 D램 시장도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중국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등 D램 투자를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