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서 공장 돌리고 신약 연구…제약산업 ‘디지털 트윈’ 가속

입력 2025-05-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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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5-18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디지털 트윈’이 바꾸는 제약·바이오 생태계

신약 개발부터 공정 관리, 맞춤형 치료에 적용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비용 절감에 효율 높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종근당‧노바티스‧화이자 활용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제약·바이오업계가 현실의 사물이나 공정을 디지털 세계에 정밀하게 구현해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트윈’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개발의 복잡성과 제조 공정의 정밀성을 ‘가상공간’에서 해결하려는 시도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디지털 트윈은 복잡한 제조 공정이나 신약개발 비용을 줄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까지 가능하게 하면서 업계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제약 공정 자동화 과정에서 최적화를 극대화하고, 오류를 사전에 감지하거나 유지보수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한다. 신약개발에서는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 환자 모델을 활용해 효능과 부작용을 미리 평가하며, 의료분야에서는 개인별 생체 정보를 반영한 장기 모델로 수술 예측과 치료 최적화가 가능하도록 한다.

이 기술은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바이오기업들에 의해 이미 실전에 적용되고 있으며, 실제 테스트 없이 시뮬레이션만으로 효과를 검증할 수 있어 임상 실패와 불량률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부터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세포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거나 생산하기 때문에 공정의 최적화가 중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산유체역학(CFD), 다변량 데이터 분석 기반 모니터링 및 예측 모델(MVDA), 디지털 제조 시뮬레이션 기반 동역학 모델(DMS) 등 세 가지 핵심 기술을 통합해 가상 환경에서 최적의 공정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생산 조건을 예측·개선하고 있다.

종근당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생산공장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했다. 2023년 ‘메타버스 팩토리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된 종근당은 지난해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월드 IT 쇼’에서 천안공장의 메타버스 팩토리를 공개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실제 공장과 동일한 가상 공간을 구축했다. 공간적 제약 없이 실제 생산현장과 같은 수준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메디컬아이피는 AI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해부학 교육 플랫폼 ‘메딥박스(MEDIP Box)’를 개발해 서울대 의대, 제주대 의대 등 국내외 여러 교육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메딥박스는 뼈, 근육, 심장, 뇌, 혈관 등 6100개 이상의 해부학 정보를 디지털화해 가상현실로 구현한 제품이다. 환자의 생체 정보를 반영한 장기 모델은 수술 전 예측 및 시뮬레이션에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스위스 바젤 공장에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생산 시간을 15% 단축했으며 올해 1분기 1200만 달러(약 170억 원)를 절감했다. 화이자는 2023년부터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백신 정확도를 예측했고, 임상 결과와 89% 일치하는 성과를 냈다. 이를 통해 백신 개발 기간을 18개월에서 11개월로 단축했다.

물론 한계도 존재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선 초기 투자비용이 들며 공정 데이터를 통합·표준화하는 작업도 쉽지 않다. 생체 데이터의 신뢰성과 활용에 대한 규제 검토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바이오 데이터의 수집과 개인 건강 정보에 대한 보안 기술이 필수다. 제약사, 의료기관, 기술 기업 간의 협력과 실증 체계도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 특히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된 의료 마이데이터의 활성화에 맞춰 개인 건강 정보의 2차 활용을 위한 동의 제도 개선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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