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 확률 뚫고 연이은 원유 잭팟…SK어스온, 베트남서 'K-자원탐사' 빛내다

입력 2025-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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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어스온, 베트남 노른자 ‘쿨롱분지’에 4개 광구
현장 가보니…플랫폼 건조 작업 한창
올해 연이어 원유발견 및 시험 생산 성공
“페루 신화 잇는 안정적 캐시카우 역할 기대”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 “이 시추기로 지금까지 SK에서 다 성공했습니다. 약간 미신 같은 거죠. 저희한텐 의미가 남다릅니다.”

12일(현지시간)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베트남 붕따우시 앞바다. 일본 이네오스 드릴링사(社)의 원유 채굴 시추기 ‘하쿠류-11’(Hakuryu-11)가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냈다. 150명이 숙식 가능하고 헬기장도 갖췄다. 하쿠류-11은 최근 베트남 15-1/05 개발광구 황금낙타 구조에서 성공적으로 시추를 끝내고 돌아왔다. 정비를 끝내고 6월에는 140㎞떨어진 베트남 16-2 광구로 다시 나가 탐사·개발에 쓰일 예정이다. 하쿠류-11를 소개하는 안형진 SK어스온 호치민지사 PM의 그을린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어스온이 베트남에서 ‘제2의 페루’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페루는 앞선 30여년 간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SK 에너지 자원개발을 이끌어왔다. 베트남은 원유와 가스를 포함, 약 44억 배럴의 자원이 매장된 동남아시아 최대 산유국이다. SK어스온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까지 자원 클러스터링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향후 10년 내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전역에서 페루 수준(4만4000배럴)의 원유 생산이 목표다.

하쿠류-11은 SK에 ‘행운의 부적’ 같은 존재다. 통상 탐사시추 1공당 성공률은 10% 안팎. SK어스온은 2023년부터 총 3개를 뚫었고, 계속 성공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4월 황금낙타 구조에 인접한 붉은낙타 구조에서 원유를 발견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15-2/17 광구 황금바다사자 구조에서도 원유를 찾는 등 잇따른 낭보를 가져다 줬다. 16-2 광구에서는 11월 시추 시작, 내년 10월 첫 원유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SK하이닉스의 공장들이 2023년까지의 투자 및 개발 계획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SK어스온)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SK하이닉스의 공장들이 2023년까지의 투자 및 개발 계획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SK어스온)

베트남 수도 호치민에서 메콩강을 따라 남동쪽으로 70㎞ 떨어진 붕따우시. 악명 높은 오토바이 행렬을 뚫고 고속국도로 약 2시간을 달려 SK어스온 ‘붕따우 PTSC M&C 야드’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SK어스온이 내년 하반기부터 베트남 15-1/05 개발광구 황금낙타 구조에서 원유를 생산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현장 노동자만 2000여 명에 달한다. 이날 체감온도는 32도. 현장에서는 희고 빨간 작업복과 고글, 안전모를 쓴 작업자들이 바쁘게 오가며 용접, 접합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붕따우 PTSC M&C 야드에서는 원유를 생산해내는 플랫폼 하부 구조인 자켓(원유 생산 플랫폼의 하단 지지대)와 탑사이드(원유 생산 플랫폼 상단에 설치하는 가스처리, 시추, 거주 등 설비)를 제작하고 있다. 탑사이드는 내년 8월 건조 완료 예정이고, 자켓 역시 75% 정도 공정이 완료돼 7월 건조가 마무리된다. 플랫폼의 총 높이는 90m(자켓 60m, 탑사이드 30m), 총중량은 8000톤(t)에 달한다. 건조에 4000여 억원이 투입, 장장 2년 6개월이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다. 플랫폼이 다 만들어지면 오는 2039년까지 해상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SK어스온은 동남아 최대 산유국 베트남 안에서도 ‘노른자’ 광구를 갖고 있다. SK어스온이 베트남에서 운영 중이거나 파트너로 참여한 4개 광구가 모두 쿨룽 분지 내 위치해 있다. 쿨롱 분지는 베트남에서 자원 매장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가스 50% 이상이 몰려있다.

4개 광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5-1 생산광구는 2003년부터 원유 생산을 시작해 SK지분 기준 하루 평균 약 3300 배럴(2025년 기준)을 생산하고 있다. SK어스온의 베트남 핵심 자산이다. 베트남에서 누적 생산량이 역대 두번째로 많은 광구다. 15-1/05 개발광구는 내년 하반기 상업 생산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난달 황금낙타 구조 인근 붉은낙타 구조 탐사정 시추에서 추가 원유를 발견하고 시험 생산에 성공한 만큼, 생산량 증대로 15-1 광구에 이은 새로운 캐시카우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12일(현지시간) 베트남 붕따우 PTSC M&C 야드에서 탑사이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SK어스온)
▲12일(현지시간) 베트남 붕따우 PTSC M&C 야드에서 탑사이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SK어스온)

지난 1월에는 15-2/17 탐사광구 황금바다사자 구조에서 탐사정 시추를 통해 원유를 발견하고, 일산(日産) 1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15-2/17 광구에서 최소 1억 7000만 배럴 이상의 발견잠재자원량(탐사 시추로 원유발견에 성공한 이후 개발계획 확정 전 추정되는 생산가능 원유 규모)이 예상된다. 대한민국 연간 석유 소비량 약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SK어스온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역에 자원개발 클러스터링을 확대하고 있다. SK어스온은 지난 2022년 말레이시아 사라왁주(州) 해상에 위치한 SK427 광구 운영권을 취득한 데 이어 지난해 SK427 광구 권역 내 케타푸 광구 운영권을 확보했다. 또한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정부 주관 광구 입찰에 참여해 2개의 광구를 낙찰 받고 세부 계약을 조율 중이다.

노정용 SK어스온 동남아 사업담당은 “SK어스온의 베트남 자원개발 사업은 15-1 광구의 안정적인 생산량을 바탕으로 3개 광구의 생산까지 더해진다면, 페루의 신화를 잇는 SK어스온의 안정적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SK어스온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 계열은 1983년 자원개발사업에 진출한 후, 현재 8개국 11개 광구, 3개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일 평균 약 5만8000배럴 (석유환산 기준)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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