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하남에 첫 요양시설 열어
삼성·하나·KDB생명도 시니어 사업 진출

보험사들이 '시니어 케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실버타운과 요양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등 단순 보험상품 판매를 넘어 돌봄 서비스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관련 규제를 완화하며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 중 시니어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KB라이프의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올해 은평, 광교, 강동 지역에 요양시설을 개소한다. 강동 요양시설은 입소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이미 노인주거복지시설(실버타운) 평창카운티와 노인의료복지시설(요양원) 서초 빌리지·위례 빌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위례(병설)·강동 데이케이센터에서 주간보호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시니어 케어 요양돌봄컨설팅 서비스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요양정보 △돌봄지수 체크 △요양상담 △요양기관 찾기 등 네 가지 핵심 기능으로 구성된다. 시니어 고객들은 요양∙돌봄의 필요도를 진단하고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요양기관을 검색하고 비교할 수도 있다.
신한라이프도 시니어 사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는 올해 하반기 경기도 하남 미사에 첫 요양시설을 개소할 예정이다. 지난해 분당 데이케어센터에 이은 두 번째 시니어 시설이다. 오는 2027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신경건축학을 적용한 시니어 주거복합시설을 선보일 계획이며 2028년까지 매년 하나 이상의 시설을 추가로 운영해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국내 14개 기업과 함께 시니어 비즈니스 포럼을 출범시키며 협업을 통한 다양한 시니어 전용 서비스 및 상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시니어 사업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시니어비즈팀'으로 승격하고 연내에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하나생명도 요양사업을 담당할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12월 요양서비스 산업을 부수 업무로 신고해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보험사들이 실버타운과 요양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실버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층을 위한 생활 전반의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 고객을 확보하고 시니어 케어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이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보험사의 자회사 부수 업무 범위를 확대해 요양시설 운영뿐 아니라 건강관리 서비스와 연계한 시니어 푸드 제조·유통업까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실버주택의 위탁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설립도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은 토지 용도 제한 등으로 인해 요양 이외 업무를 병행할 수밖에 없는 경우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유연한 방침도 마련했다. 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시니어케어 사업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고객의 건강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맞춤형 서비스를 설계하고 제공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요양사업 외에도 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성이 있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