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참고용으로 자료 배포...강제성 없어”

정부가 전국 유치원에 만0~2세를 대상으로 하는 보육과정 관련 자료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과정 통합) 속도를 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경기도 소재 한 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 '2024 개정 표준보육과정(0~2세) 현장지원자료' 택배가 도착했다. 발신자는 '교육부 교육보육과정지원과'다.
해당 자료집은 '모든 영아를 위한 지원자료', '0~1세 실행자료', '2세 실행자료', '2024 개정 표준보육과정 0~2세 해설서'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교육 현장에서는 정부가 만0~5세 유보통합을 서두르려고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보통합은 만0∼5세 영유아가 이용 기관과 관계없이 질 높은 교육·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보육체계를 마련하는 정책이다. 다만 통합 기관의 운영 기준, 유치원·어린이집 교사의 자격 기준 등을 두고 유치원·어린이집 관계자들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정책 추진이 지지부진하고 있다.
윤지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유치원에서는 0~2세 영아가 아닌 3~5세 유아를 교육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 전혀 필요 없는 자료를 보낸 것"이라며 "자료를 보낸다는 사전 설명이나 공문은 없었다. 현재 유초(유치원-초등저학년) 이음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초등학교에는 유치원 교육과정 자료가 배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공립유치원을 포함한 사립 유치원 및 어린이집에서는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공통 교육과정인 '누리과정'을 적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누리과정과 0~2세 표준 보육과정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유치원 교사들의 0~2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자료를 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물론 유치원이 0~2세를 대상으로 하진 않지만, 어린이집에서 어떤 것을 배워왔는지 알면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참고용으로 배포했다"면서 "강제로 쓰라는 것이 아니며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제작된 '2024 개정 표준보육과정' 자료는 전국 유치원에 순차적으로 배포가 되고 있는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자료 배포와 관련한 사전 안내 등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책자로 제작하는 계약을 맺고 거기서 바로 배송이 되면서 교육청 공문 등이 따로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