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공식사과..."문제해결 위해 책임 다하겠다"

SKT 해킹 사태로 고개 숙인 최태원 회장
7일 SKT 브리핑 참석…8일 국회 청문회는 불출석
"위약금 면제는 이사회가 논의하는 걸로 알고 있어"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이용자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최태원 SK 회장이 7일 SK텔레콤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SK 그룹사 차원의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SKT타워 수펙스 홀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SK텔레콤 해킹 사태에 대해 "SK그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최태원 회장은 "고객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하는 부분"이라면서 "고객 뿐 아니라 국회 정부기관 등 많은 곳에서의 질책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해서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하는데 주력하겠다"면서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은 그룹사 차원의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해서 객관적으로 중립적인 시각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SK 수펙수추구협의회 산하에 마련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고객 신뢰는 SK 그룹이 존재하는 이유이고, 앞으로도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라면서 "SK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번 사태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도전을 근본적인 질문을 저에게 던지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본질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다시 한번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제가 이번 사태로 느꼈던 점은 이때까지 보안은 IT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그분들께만 전담되고 있었던 거 같다. 이런 것들을 넘어서 (보안이) 얼마나 저희한테 주요한 상황인지 깨닫고 회사 그룹 전반 이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해야겠다는 저희 관리실에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했고 유심 교체는 안 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5일까지는 해외 출장을 가더라도 로밍이 해결되게끔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15일 이후에는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그동안 해외가신 분들께 사과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위약금 면제는 이사회가 논의...잘 해결되길 기대"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이용자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위약금 면제에 관해 묻자, 최 회장은 "솔직히 제 생각이 어떠냐 묻는 거는 중요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 회장은 "가능한 한 불편이 없도록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이용자의 형평성 문제와 법적 문제를 같이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SKT 이사회가 이 상황을 놓고 계속 논의 중에 있고 논의가 잘 돼서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 멤버가 아니다 보니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해킹의 범행 주체를 두고 일각에서 중국 측 소행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최 회장은 "이게 그냥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방이라고 생각해야 될 그런 사안이라고 본다"면서 "안보 체계를 제대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브리핑 참석은 미리 이날 브리핑 시간 40분 전격 발표됐다. SKT 측은 세부 내용을 논의하다가 늦어져 발표를 늦게 알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는 대신, 사전에 자신의 입장을 대중에 밝히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사유서에는 청문회 당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대비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미 통상 관련 행사가 예정됐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