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CDMO의 핵심 요소인 생산설비 역량을 확장함에 따라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외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로 국내 기업의 대규모 CDMO 수주 기회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항체치료제와 세포유전자 치료제 중심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글로벌 CDMO 강자로 올라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한 18만L(리터) 규모의 5공장을 포함해 총 78만4000L 규모의 생산 역량을 갖췄다.
이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규모면에서 최대 수준이다. 2032년까지 3개 공장을 더 추가해 총 132만4000L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해외 경쟁사로 지목되는 스위스 론자와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역량은 각각 약 60만L, 43만L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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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00리터 규모의 ADC 의약품 전용 생산 시설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2027년 1분기까지 ADC 완제의약품(DP) 충전 설비도 마련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연간 수주액은 5조4035억 원에 달했고, 올해 누적 수주액은 지난달 말 기준 2조8120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공장을 발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추격에 나섰다. 지난달 아시아 소재 바이오기업과 ADC 임상시험용 후보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 미국에서 ADC 생산시설 가동을 본격화했다. 이는 2022년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 이래 첫 수주로, 계약 규모와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약 208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억 달러(약 1411억 원)를 추가 투자해 ADC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생산시설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 송도에 2030년까지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해 총 36만L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1공장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지난해 7월 착공식을 진행했다. 또 2공장과 3공장은 각각 2027년, 2030년 준공 예정으로 2034년 전체 공장 가동이 목표다.
셀트리온도 후발 주자로 CDMO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작년 12월 100억 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신설하고 CDMO 사업을 본격화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부터 임상·허가·생산까지 전 과정을 진행하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현재 생산설비가 없는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국내에 10만L 규모의 1공장을 착공하고, 향후 최대 10만 리터 규모의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해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 간담회를 통해 2031년 최대 3조 원의 매출 달성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CDMO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팽창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몸집 경쟁도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매출은 2023년 약 196억8000달러(약 27조6046억 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2029년에는 438억5000달러(약 61조7054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