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부터 테마파크까지…캐릭터가 '어른이'들을 홀린 비결 [이슈크래커]

입력 2025-04-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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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화 이글스 공식 인스타그램, 뉴시스)
▲(출처=한화 이글스 공식 인스타그램, 뉴시스)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에 찾아오는 '월요병'이라는 말이 있죠. 그래도 오늘(28일)은 꽤 버틸 만합니다.

5월 첫째 주말인 3일부터 4일(휴일), 5일(어린이날·석가탄신일), 6일(어린이날 대체휴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어린이날을 포함한 연휴라 가족 또는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어린이들이 숱할 것으로 보이죠.

그러나 어린이들만 이번 연휴를 손꼽아 기다리는 건 아닙니다. 이달 공휴일이 단 하루도 없었던 만큼, 어른들은 간절히(?) 5월의 황금연휴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기대해도 좋습니다. 동심을 찾아줄 귀엽고 깜찍한 '친구'들이 '어른이'(어른+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망그러진곰(왼쪽)과 철웅이.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망그러진곰(왼쪽)과 철웅이.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캐릭터에 푹 빠졌다…'망곰이' 이어 '꿈돌이'까지

그 귀여운 친구들의 정체는 캐릭터입니다.

먼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중몰이 중인 프로야구에서도 캐릭터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해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야구는 22일 126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 2012년을 넘어선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6일 60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또 한 번 새 기록을 쓴 거죠.

프로야구가 폭발적인 성원을 받는 건 각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굿즈에 힘을 실으면서 야구 팬들의 소장 욕구를 부채질했는데요. 야구 팬이 아닌 머글(팬이 아닌 일반인)까지도 신선하고 귀여운 야구단의 굿즈에 홀린 모양샙니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역시 두산 베어스와 '망그러진 곰'(망곰이)의 컬래버레이션(콜라보)일 겁니다. 매장문이 열리자마자 구매를 위해서 달린다는 의미의 ‘오픈런’은 명품 매장, 아이돌 굿즈 숍에서나 보던 장면이었는데요. 두산과 망곰이의 콜라보 소식을 접한 팬들이 이 유니폼을 사기 위해 오픈런에 나섰죠. 지난해 6월 8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는 망곰이 콜라보 팝업스토어가 열렸는데요. 가장 먼저 도착한 팬은 무려 전날 밤인 7일 오후 9시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해 9월에는 일주일간 동대문 두타몰에서 '천생곰분! 망곰이의 베어스 탐방기' 팝업스토어가 진행됐는데요. 행사 총 방문자는 3000명에 달했으며 포토카드 1만6000장이 판매되는 등 총 매출 7억300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인기 팝업스토어 평균 일매출이 약 1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두산베어스와 망곰이를 향한 관심도를 알 수 있죠.

오픈런, 완판과 플미(프리미엄)가 붙은 리셀 등으로 인기를 입증한 망곰이 콜라보로 두산은 구단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120% 증가하는 역대 최고 매출 신기록까지 썼습니다.

캐릭터 효과를 톡톡히 본 두산은 15일 망곰이와 계약 연장에 합의했는데요. 올해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나설 예정입니다. 시즌 중 콜라보 상품 출시 및 팝업스토어 개최를 약속했으며, 망곰베어스데이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죠.

두산의 캐릭터 사랑은 인기 지식재산권(IP) 콜라보에 그치지 않습니다. 두산의 마스코트 철웅이는 성형(?)까지 마쳤는데요. 올 시즌에 앞서 글로벌 스포츠 기업 아디다스와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한 두산은 2010년 이후 15년 만에 브랜드 아이덴티티(BI) 및 유니폼, 철웅이까지 완벽한 새 단장을 해 눈길을 끌었죠. 두산 팬들 사이에서는 "성형 너무 잘됐다. 훨씬 귀여워졌다", "실물로 보면 바뀐 철웅이가 훨씬 낫다", "이전 철웅이 얼굴도 정들었는데 아쉽기도 하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화 이글스에 심상찮은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화는 27일 공식 SNS 채널을 통해 대전의 마스코트 '꿈돌이'와의 협업 소식을 전했습니다. "수리야, 누군가 간절히 꿈을 꾸기 시작하면, 잊혔던 오래된 꿈들도 다시 깨어나게 되어 있어. 우리의 만남으로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길." 이 감동적인 문구가 어른이들의 심금까지 울렸죠. 한 네티즌은 "1980년생 대전 출신에게 꿈돌이는 어린 시절 그 자체인데, 멘트 때문에 더 뭉클하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어른이들은 협박 반 장난 반 요청도 쏟아내고 있는데요. "100만 장 만들어라, 진짜 경고했다", "물량 넉넉히 준비해두쇼, 나는 말했소" 등 얼큰한(?) 반응이 쏟아져 한화 팬들의 관심을 입증했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이름 맞히기 게임으로 웃음을 주기도 한 '캐치! 티니핑'과, LG 트윈스는 젊은 직장인들 사이 '부적'으로 유명한 '최고심'과, 삼성 라이온즈는 에버랜드 인기 캐릭터 '바오 패밀리'와, 롯데 자이언츠는 '포켓몬'과 함께하는데요. 모두 어른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캐릭터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에버랜드 캐스트 의상을 착용한 산리오캐릭터즈 콜라보 인형 헬로키티(왼쪽)와 쿠로미. (사진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 캐스트 의상을 착용한 산리오캐릭터즈 콜라보 인형 헬로키티(왼쪽)와 쿠로미. (사진제공=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어린이날 방문하기 좋은 핫플도…캐릭터 효과 '톡톡'

'캐릭터 IP 전성시대'는 비단 야구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간 유통 업계 전반에선 캐릭터의 힘이 소비를 좌우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는데요. 봄철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핫플레이스도 캐릭터들이 점령한 모습입니다.

'벚꽃 맛집', '산책 맛집'으로 유명한 서울 잠실 석촌호수는 '메타몽'이 점령했습니다. 어딘가 맹한 이목구비가 매력적인 메타몽은 포켓몬의 유명 캐릭터인데요. 모든 포켓몬으로 변신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이 메타몽이 피카츄, 라프란스로 모습을 바꿔 석촌 호수 위에 둥둥 떠 있죠. 롯데그룹이 전사적으로 진행하는 비즈니스 프로젝트, '포켓몬타운 2025 위드 롯데'의 일환으로 설치된 대형 벌룬입니다.

피카츄가 라프라스를 타고 있는 모습은 지난해와 같지만, 이번 피카츄와 라프라스는 메타몽이 변신한 포켓몬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석촌호수의 조형물은 오후 6∼10시엔 야간조명을 통해 밤에도 감상할 수 있죠.

에버랜드도 봄을 기념해 '산리오캐릭터즈 협업 튤립 축제'를 선보였는데요. 100여 종 약 120만 송이의 봄꽃을 마주할 수 있는 건 기본, 시나모롤, 헬로키티, 포차코 등 깜찍한 산리오캐릭터즈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개막한 튤립 축제는 지난 한 달간 50만 명이 방문했죠. 어트랙션과 공연 등 캐릭터 협업 콘텐츠를 확대한 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해달 캐릭터 '보노보노'와 콜라보 이벤트를 펼치고 있습니다. '보노보노 친구들과 아쿠아리움 나들이'라는 귀여운 타이틀로 11일 시작한 이번 이벤트는 6월 1일까지 계속되는데요. 이 기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방문하면 보노보노, 포로리, 너부리 등 귀여운 캐릭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고요. 스탬프 투어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이벤트 기간에만 만날 수 있는 한정 식음 메뉴 아이스크림과 포토프레임 등 콜라보 상품까지 준비돼 있죠.

어쩌면 어린이날의 주인공, 어린이들보다 어른이들이 더 신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포켓몬부터 보노보노까지 모두 수십 년의 역사를 지닌 인기 글로벌 캐릭터들을 각종 행사를 통해 만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포켓몬 게임은 내년에 30주년을 맞고요. 산리오캐릭터즈의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는 지난해 50살 생일을 맞았습니다. 만화 보노보노는 1986년 연재를 시작해 내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합니다.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캐릭터들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습니다.

▲(출처=엑스디너리 히어로즈 공식 X 캡처)
▲(출처=엑스디너리 히어로즈 공식 X 캡처)

엔터 업계 빠질쏘냐…어른이 사로잡기 '특명'

어른이들을 공략한 장사(?)엔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빠질 수 없습니다.

'인형 맛집'으로 불리며 자사 아티스트들의 IP 활용한 굿즈로 유명한 JYP엔터테인먼트는 28일 그룹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인형 '엑스디너리 몬스터즈' 출시 소식을 전했는데요.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각 인형엔 건일과 정수, 가온, 오드, 준한, 주연 여섯 멤버의 개성이 고스란히 녹아든 데다가, 독보적인 귀여운 생김새까지 장착하면서 화제가 됐죠. K팝 팬들 사이에서는 "덕후의 심장을 자극한다", "팬이 아닌데도 인형이 각각 어떤 멤버인지 알겠다", "콘셉트 확실하네" 등 반응이 이어졌죠.

한솥밥을 먹는 그룹 엔믹스의 인형 출시에 대해서도 시선이 쏠리는데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데뷔가 2021년 12월, 엔믹스 데뷔가 2022년 2월로 약 3개월 차이가 나는 만큼, 엔믹스 인형도 곧 출시되지 않겠냐는 팬들의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야구장에서, 황금연휴를 맞아 찾는 핫플레이스에서, 또 팬들이 출동하는 공연장에서도 캐릭터들을 쉼 없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웃고 싶은 모든 이들의 친구가 된 모습인데요. 어른이들은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익숙한 캐릭터를 통해 일상에 작은 설렘을 더하고, 자신을 위한 즐거움을 찾곤 하죠. 추억을 넘어 취향이 되고, 취향을 넘어 하나의 문화이자 전략이 된 시대. 캐릭터는 그렇게 나이와 시간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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