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다이궁 부재에 시내면세점 직격탄
각종 악재에 재고관리 고도화로 내실 다져

중소·중견 면세사업자인 경복궁면세점이 업황 불황에도 3년 연속 흑자를 내는 성과를 거뒀다. 시내면세점에서 공항면세점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선제적으로 전환한 효과로 풀이된다. 경복궁면세점은 올해 온라인 스마트 면세점으로 외형성장을, 재고관리 고도화 등으로 내실화를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복궁면세점의 작년 매출은 21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4% 줄어든 136억 원으로 집계됐다. 급여, 임차료, 마케팅 비용 등이 전년보다 증가한 탓이다. 다만 2022년 100억 원의 흑자를 낸 이후 3년 연속 흑자 상황을 이어갔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인 유커(遊客)와 보따리상 다이궁(代工)의 이탈과 고환율 상황이 겹치면서 주요 면세점이 영업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는 경복궁면세점이 2021년 사업구조를 시내면세점에서 공항면세점 중심으로 재편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시내면세점은 유커와 다이궁에 역점을 둔 매장으로 꼽힌다. 이 탓에 현재 중소·중견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시내면세점까지 상황이 좋지 못하다. 국내 1호 시내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의 작년 매출액은 1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 줄었다. 같은 기간 2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 폭은 전년보다 6억 원 더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동화면세점이 올 12월 말 면세점 특허 만료를 앞둔 만큼 사업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시내면세점도 구조조정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현대면세점은 7월 말 시내면세점인 서울 동대문점을 폐점한다. 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무역센터점은 현재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축소한다.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1월 부산 센텀시티점을 폐점한 바 있다.
사업구조 재편으로 불황 속에서도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간 경복궁면세점은 김해국제공항 출국장면세점과 온라인 스마트 면세점으로 외형성장을 이루는 동시에 재고관리 고도화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복궁면세점은 2월 말 김해국제공항 내 출국장면세점을 공식 오픈했다. 경복궁면세점의 출국장면세점은 면적 686.96㎡(약 208평)로 패션·잡화, 주류, 담배 등을 취급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유커와 다이궁 효과가 사라졌고 고환율 상황까지 장기간 이어지며 시내면세점 업황이 좋지 않다”면서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할 것 없이 면세업계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