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회사채 발행…보릿고개 넘는 정유사들

입력 2025-04-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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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4-2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화석연료 귀환 외친 트럼프
정유업계 기대했지만
관세 전쟁·경기 둔화로 어려움
"유가 하락 당분간 이어질 것"

(그래픽 = 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 = 손미경 기자 sssmk@)

글로벌 경기 침체와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 국내 정유업계가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악화된 정제마진과 불확실한 유가 전망에 긴급 자금 조달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 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전일 3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초 계획은 2500억 원이었으나 시장 반응에 힘입어 500억 원을 증액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는 영구채로,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된다. 조달 금액 중 1500억 원은 운영자금에, 나머지 1500억 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재무통’으로 꼽히는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가 임기 첫해부터 재무 건전성 제고에 속도를 내면서 유치에 성공했다. 송 대표는 과거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재무를 관리하며 두 기업 모두 부채비율을 안정화시킨 경력이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이달 30일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 4000억 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1조76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발행 규모는 최대 8000억 원까지 증액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GS칼텍스도 1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으며, 2000억 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달 당초 계획인 3500억 원보다 늘어난 4400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에쓰오일은 울산 지역에 약 9조3000억 원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설비를 구축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도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정유업계가 자금 조달에 나서는 배경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글로벌 무역 환경이 악화하면서 정유제품 수요 회복은 지연되는 추세다.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더 많은 석유를 파자)’을 외치며 석유 소비 증가를 기대했던 정유업계는 최근 국제 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악화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해 1분기 배럴당 3.1달러에서 지난달 4.5달러로 반등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1.85달러까지 급락했다.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마진(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얻는 휘발유, 경유 등 석유 제품의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수치) 감소로 이어진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3.4% 급감한 3155억 원에 그쳤고, GS칼텍스는 67.4% 감소한 5480억 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도 각각 68.8%, 58.2% 영업이익이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도 개선 가능성이 낮다고 추정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관세,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내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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