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단계서 품절로 상품 제외, 고객 혼선 가중
롯데마트 “고객 의견 검토…고도화 서비스 제공할 것”

롯데마트가 야심 차게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식료품(그로서리) 애플리케이션(앱) ‘롯데마트 제타’(제타)가 출시 한 달도 안 돼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불편한 사용자 경험(UX)이 공통된 의견인데, 업계에서는 롯데온 론칭 초기 때와 평가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달 롯데마트의 온라인 그로서리 쇼핑 전용 앱으로 제타를 출시했다.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의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게 제타의 핵심이다. 버튼 터치 한 번으로 10초 이내에 개인별 맞춤 장바구니를 완성해주는 스마트 카트가 대표적인 기능이다. 또 AI를 상품의 수요 예측에도 활용한다.
차별화된 AI 기능을 갖췄음에도 제타는 고객 혹평에 몸살을 앓고 있다.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제타의 앱 평점은 5점 만점에 2.7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1710개 리뷰에 따른 평균 점수다. 애플 앱스토어에서의 평가는 더 박했다. 애플 앱스토어 기준 제타의 리뷰 663개에 따른 평균 평점은 5점 만점에 2.1점으로 나타났다. 복잡한 UI, 불편한 UX가 고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고객은 “고객 편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앱”이라면서 “앱 내에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 많아서 조잡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익명의 사용자는 “상품이 없으면 품절 표시가 되어야 하는 데, 장 다 보고 결제할 때 품절 확인이 가능한 게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자가 제타 앱을 통해 쌀(백미)을 구매하기 위해 카테고리를 통해 상품을 찾아 본 결과 총 3번을 클릭해야 했다. 반면 쿠팡에서는 2번 클릭만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장바구니에 담아둔 상품이 결제 단계에서 품절로 인해 제외된 채 결제가 되는 등 앱 사용 환경이 좋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이커머스업계는 제타가 AI 기능에만 치중한 나머지 사용자의 편의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본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는 효율성과 다양한 연령대의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접근성, 직관성 등이 좋은 UI의 조건”이라면서 “고객들이 비슷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면 문제를 찾아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타가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롯데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제타 초기 반응이 롯데온 론칭 초기 때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온은 2020년 4월 론칭 당시 초개인화로 이커머스판 넷플릭스가 되겠다고 했지만, UI·UX 문제, 각종 오류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타 앱은 고객 편의성 제고를 초점에 맞춰 개발한 만큼 출시 초기 사용에 어색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고객 의견과 내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더욱 고도화된 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