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약한 고리?…“미국, 성과 내기 쉬운 나라부터 찌른다”

입력 2025-04-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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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 등 5개 우방국과 무역 합의를 먼저 도출한다는 목표를 내놓은 가운데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가장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나라 중 한국이 포함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현해 트럼프 정부의 5개국(영국, 호주, 인도, 일본, 한국) 지정에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대상으로 한국, 일본, 인도, 영국, 호주를 택한 건 동맹국이면서도 협상 성과를 내기 쉬운 ‘약한 고리’로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출연한 김원장 기자도 “중국은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멕시코·캐나다는 강하게 반발하며 보복관세를 언급 중이다”며 “EU 역시 마찬가지다. 이 상황에서 트럼프가 협상 파트너로 삼을 수 있는 현실적인 카드가 한국과 일본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우 교수는 “한반도 안보 상황상 레버리지가 부족한 데다, 당시 한국은 대통령 탄핵으로 권한대행 체제였다”며 트럼프가 전략적으로 한국을 노린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입장에서 한덕수 대행과의 통화가 긍정적이었다면, 이걸 지렛대로 삼아 먼저 성과를 내기 위한 상대국으로 삼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할 내용으로는 LNG 수입 확대,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 사업 참여,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자동차 환경규제 완화,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언급됐다. 특히 알래스카 개발에 대해 김 기자는 “사업성이 불투명하고, 국내 기업들도 손을 떼려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세금으로 기업을 설득하면, 국민 혈세가 미국 파이프라인 건설에 쓰이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기자는 “트럼프식 협상은 ‘너 먼저 카드 내놔봐’라는 식이다. 준비 안 된 상태에서 협상장에 들어가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퍼스트 무버 어드벤티지’에 쫓기지 말고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 교수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트럼프는 모든 걸 원스톱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우리는 단계적 협상을 제안하고 조건을 쪼개서 내밀어야 한다”며 “국익을 고려하지 않고 서두르면 졸속 협상이 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우 교수는 한덕수 당시 총리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정치권의 해석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그런 신호를 감지했거나, 혹은 한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협상 파트너의 정치적 야망을 활용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반대로 이는 “한국 국익과 반드시 부합하진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협상 대상국 5개국이 공조해 시간벌기 전략을 펼 수 있지 않냐는 물음에 김 기자는 “다자간 협상이면 전선이 넓어져 유리하지만, 한 두 나라만 링에 올라가면 불리하다”며 공조 가능성에 회의적 입장을 표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20년간 무역 흑자로만 약 450조 원을 벌었다”며 한덕수 총리처럼 미국 중심의 외교·통상 노선을 걸어온 인사들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과소평가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진짜 우리가 무역으로 너무 많이 벌었다고 화낼 나라는 사실 미국이 아니라 중국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우 교수는 “협상은 이어달리기처럼 다음 정부가 이어갈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리나 부총리가 모든 걸 책임진다는 착각을 하지 말고, 국회라는 민주적 정당성과 협력해 협상해야 다음 정부도 이를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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