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에 널뛰는 증시' 전문가들, 보수적 운용 권고

입력 2025-04-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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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비트코인 등 안전자산 비중 유지하고
장기적 관점서 조선·방산 등 주목해야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코스피 지수가 2300선 아래로 급락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53(1.74%)포인트 하락한 2293.70을 코스닥 지수는 15.06(2.29%)포인트 하락한 643.39를 나타냈다. 코스피가 2300선 아래로 하락한 것은 2023년 11월 11일(2288.64)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83.0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코스피 지수가 2300선 아래로 급락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53(1.74%)포인트 하락한 2293.70을 코스닥 지수는 15.06(2.29%)포인트 하락한 643.39를 나타냈다. 코스피가 2300선 아래로 하락한 것은 2023년 11월 11일(2288.64)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83.00원을 나타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국내·외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잡을 수 없는 상호관셰 정책에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면서 금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등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60% 오른 2445.06, 코스닥도 5.97% 상승한 681.79에 마감했다. 장중 상승 폭이 커지면서 코스피에서는 오전 9시 6분, 코스닥에서는 10시 46분에 5분간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각각 발동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증시가 요동치는 모습이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경기침체 위기에 증시는 곤두박질쳤다. 불과 3일 전인 7일에는 장중 코스피 지수가 급락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9일에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코스피가 2300을 밑돈 채 마감했다.

그러다 돌연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상호관세를 유예하겠다며 달라진 태도를 보이자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 약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변동성 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팀장은 "변동성 장세는 트럼프 임기 4년 내내 지속할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가 중국 외에 나머지 국가에 대해서는 당분간 관세를 유예했기 때문에 중국과의 이슈에만 등락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전보다는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관세 유예는 90일이 지나도 무산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가 확정되지 않았고 관세 유예 기간도 90일에 그치기 때문에 4~5월까지는 증시가 변동성이 크다고 본다"며 "장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평화협정 이슈도 계속 남아있는 만큼 6월까지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관세 정책이 확정될 때까지 트럼프 입에 따라 증시가 요동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이 보복관세 등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 전문가는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는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주식 비중을 함부로 늘리지 말고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라는 의견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는 내가 잘 아는 종목을 좋은 가격에 사야 하는데 지금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오히려 많은 행동을 안 하는 것이 좋다"며 "다만 긴 호흡으로 볼 때는 배당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종목을 싼 가격에 사서 장기적인 배당 수익을 노려볼 수는 있다"고 했다.

이승훈 IBK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변동성에 베팅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라며 "2분기까지라도 현금이나 금 비중을 유지하고 주식 비중을 늘리지 않는 등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주가 등락이 심할 때는 금과 비트코인 등 안전자산을 추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팀장은 "금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것"이라며 "매수를 했다면 들고 가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백 센터장도 "시장에서 알 수 없는 불안 요인이 있을 때 헤지(위험회피) 전략 측면에서 금하고 비트코인 등 안전자산이 나을 수 있다"며 "주식이 많이 폭락하면 오히려 금 가격이 오를 수도 있는 일도 있으므로 단기적으로는 금과 비트코인이 숨 돌릴 수 있는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저가매수 기회를 보고 초대형주나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 증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로 저평가돼있는 만큼 장기적인 시선의 투자는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PBR 0.8배는 코로나19 때를 제외하고는 되게 의미 있는 지지선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이 레벨 밑으로 가면 적극적으로 종목들을 담아볼 수 있다"며 "지금은 급반등을 해서 2420선을 넘어섰는데 여기서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좀 등락이 있을 때 변동성을 좀 활용해서 분할매수 방법으로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종목으로는 관세와 상관없거나 가치가 저평가된 종목을 주목할 수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관련 없는 산업 중 상승 탄력을 보면 조선이나 방산 등 기존의 주도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호재와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실적이 나오는 기업 위주로 보는 게 좋고 1분기 실적발표 기간이 시작됐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 위주로 점진적 매수가 효과적"이라고 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4~5년 뒤에서 성장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큰 조선, 방산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을 유지해도 될 것"이라며 "올해 장에서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늘 존재하는 이상 경기 민감주인 IT·이차전지에 대해서는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길 권한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고 변동성이 크지 않은 그런 종목으로 통신, 유틸리티, 음식료 종목을 보수적 포트폴리오에 운용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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