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5.97% 상승 마감
장중 ‘매수 사이드카’ 발동
“유예기간 이후 정책 불확실성 여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조치에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도 축포를 터뜨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51.36포인트(p)(6.60%) 상승한 2445.0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38.40p(5.97%) 오른 681.79에 마감했다.
장 중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에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6분쯤 코스피200 선물 지수가 급등하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에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오전 10시 46분쯤에는 코스닥150 선물 지수가 급등해 코스닥 시장에도 매수 사이드카를 울렸다.
양 시장에서 같은 날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 급반등했던 지난해 8월 6일 이후 8개월여만이다. 사이드카는 증시에서 선물 가격이 크게 오르내릴 때, 코스피 현물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프로그램 매매를 제한하는 제도다.
국내 증시가 일제히 급반등한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 발효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해서다. 해당 조치로 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던 한국도 90일간 10%의 기본세율만 적용받게 됐다.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관세 정책이 완화하면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커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된다.
관세 협상 시간을 벌었다는 안도감에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7126억 원, 3278억 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은 2009억 원, 외국인은 1094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는 차익실현에 나서며 코스피 시장에서 1조1130억 원, 코스닥 시장에서 2989억 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크게 올랐다. 특히 SK하이닉스(10.61%)와 삼성전자(6.23%)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는 물론 현대차(5.17%)와 기아(4.89%) 등 자동차주도 강세를 보였다. 최근 약세 흐름을 이어가던 포스코퓨처엠(13.25%)과 LG에너지솔루션(11.31%), 엘앤에프(10.19%), 에코프로(9.62%) 에코프로비엠(9.29%), 삼성SDI(5.41%) 등 이차전지주도 일제히 크게 반등했다.
간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발언 후 미국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7.87%)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9.52%), 나스닥지수(12.16%)가 일제히 급등한 점도 국내 증시의 상승을 부추겼다. 여기에 국내 시장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상장지수펀드(ETF)’가 8.91% 급등한 점도 이날 국내 증시에 대한 상승 조짐으로 여겨졌다.
물론 위험 요인은 여전히 상존한다. 관세 유예가 90일간의 일시적 조치인 데다가, 여전히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개별관세 25%는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등 트리거가 어떤 포인트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관세를 완전히 소화한 이후일 수 있고, 시장 하락이 유동성 문제까지 겹쳐 통화정책 개입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0일 이후 정책 불확실성 여전히 남아있으나, 무역협상을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및 자산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진행될 전망”이라면서도 “여전히 미·중 맞불 전쟁이 강대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10% 보편관세 및 자동차 25% 관세에 따른 글로벌 무역량 감소 및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