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 질질 끌려는 의도”
백악관 “확인 시 여러 선택지 고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최소 155명의 중국인이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전투 중이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에 합세해 전투를 벌인 중국 국적자 155명의 인적 정보를 확보했다”면서 “우리는 참전 중인 중국인의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 광고를 통해 중국 용병들을 모집했다”면서 “이는 중국 정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이들은 모스크바에서 3~4일간 건강검진을 받은 후, 1~2개월 훈련을 받고 전장에 투입됐다. 또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이민 카드를 발급받고, 공식 결제 시스템을 통해 돈을 받았다.
젤렌스키는 전날에는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에 편입돼 싸우던 중국인 2명을 생포했다고 알렸다. 또 이중 1명은 러시아 국적을 받는 대가로 중개인에게 약 3500달러(약 500만 원)를 지불한 뒤 러시아군 부대에 합류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는 이날 “2명의 중국인 포로를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군인과 교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전투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전쟁을 확대하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이며,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싶어한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처럼 중국이 직·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고 있는 것에 미국을 포함해 국제 사회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단 젤렌스키는 ‘중국인의 러시아군 합류가 중국의 공식 정책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답을 드릴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안보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정부는 개입을 부인하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했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면서 “항상 국민에게 전쟁 지역에 가지 말고 어떤 형태로든 분쟁에 연루되지 말라고 강조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의 휴전을 위해 중재에 나선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브라이언 휴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현재 해당 정보를 확인 중”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이 러시아 정부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했다면 이는 현재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행동이고, 미국은 앞으로 여러 가지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