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리가 갈취할 차례…중국도 거래 원해”
中 “끝까지 싸운다”…최소 6가지 새 보복 조치도

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0시 1분부로 한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 상대국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를 발효했으며,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총 104%의 관세율을 물리기 시작했다.
양국은 이번 관세 치킨게임에서 두 달 새 벌써 4차례나 관세 인상을 주고받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합성 마약 펜타닐 대책과 관련해 각각 10%씩 두 차례, 총 20%의 대중 추가 관세를 발동했다. 이후 이달 2일에는 중국에 34%의 상호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자 5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맞받아쳤고 결국 이날 무려 총 104%에 이르는 추가 관세가 발효됐다. 중국 역시 “미국이 독단을 고수한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양국의 통상 갈등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위원회 만찬 행사에서 “많은 국가가 우리를 무척이나 갈취해왔지만 이제는 우리가 갈취할 차례”라며 “우리는 관세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라며 “여러 나라가 우리를 보기 위해 오고 있으며, 미국과 협상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율의 대중국 관세에 대해서는 “104%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미국 제품에 100%나 125%를 부과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비관세 장벽이 관세보다 더 나쁘다. 중국이 오늘 위안화 절하를 발표했는데, 환율을 조작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그들이 협상에 나설 때까지 104%의 관세가 유효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젠가는 중국이 거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은 거래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도 강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맞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경제 전문매체 차이롄은 정부가 대두 등 농산물에 대한 대폭의 관세 인상과 닭고기 수입 금지 등 최소 6가지의 대미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부정적 외부 충격을 완전히 상쇄할 수 있는 충분한 정책수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고,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재차 내비쳤다.
이처럼 양국의 관세 공방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정상회담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미·중 간 모든 협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무역 전쟁 탈출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실업률 상승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역시 내수 부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수출까지 둔화하면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애플 주가가 관세 전쟁 여파로 아이폰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불안에 4.98%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순위 세계 1위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