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된 칩 300만 개 제작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정부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4800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제재 대상 기업인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 제품에 들어간 칩 상당수를 TSMC가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원천 기술과 생산 기술을 활용한 기업이 미국이 지정한 수출통제 국가(또는 기업)에 사전 승인 없이 부품을 공급할 경우 미국 상무부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인 ‘어센드 910B’에서 대만 TSMC가 제조한 것과 같은 칩을 발견, 지난해부터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제재 기업이다.
상무부 조사 결과 해당 칩은 중국 반도체 회사 소프고(Sophgo)를 통해 화웨이로 흘러 들어갔다. 미국 수출통제에 가로막힌 화웨이가 다른 기업(소프고)을 통해 우회 발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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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기술안보정책센터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수년 동안 소프고에 납품하기 위해 300만 개에 달하는 칩을 제조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화웨이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상무부는 제재 대상 기업에 칩을 수출한 것과 관련해 TSMC에 벌금 10억 달러를 부과할 수 있다. 10억 달러 근거는 ‘거래 규모의 최대 두 배’까지 벌금을 매길 수 있다는 규정이다.
이와 관련해 미 상무부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대만 TSMC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TSMC는 법을 준수하는 일에 전념해 왔다”라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