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영향 0%…국제사회 신뢰 문제 아냐"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 편입이 9일 최종 확정됐다. 다만 편입 시점은 당초 예정된 올해 11월에서 일본 등의 투자 환경 개선 요구를 반영해 내년 4월로 연기됐다.
이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2025년 3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WGBI는 26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된 선진채권지수로 추종자금 규모만 2조5000억~3조 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채권지수다.
최종 편입 완료 시점은 내년 11월로 같지만, 실제 지수 편입 시작 시점은 5개월 미뤄졌다. 편입 비중도 당초 '분기별'로 단계적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월별'로 단계적 확대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FTSE 러셀은 "편입 방식을 일부 기술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전체 편입 기간을 8개월로 단축해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동일한 비중으로 총 8회에 걸쳐 단계적으로 편입할 것이고 완료 시점은 작년 발표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편입 방식 변경은 글로벌 투자자와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한국 국채의 원활한 지수편입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편입 시점 변경은 채권시장의 큰 손인 일본 투자자들의 투자 실행을 위한 내부절차 마무리, 테스트 거래 준비시간 확보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일본 투자자의 관련 투자 비중은 최대 40%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재환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일본은 국채 거래 시 우리와 다른 여러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데 관련 테스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한 FTSE 러셀의 관련 제도개선 추가 요청은 없었다고 한다.
정부는 WGBI 편입 시점은 투자자 준비 상황 등에 따라 FTSE 러셀이 유연하게 결정하는 사안으로, 최근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 과장은 "FTSE 러셀의 최종 리뷰에서 기간이 변경된 것은 한국만의 특별한 사례는 아니다"라며 "정치적 영향은 0%"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국제사회 신뢰 문제였다면 편입 시점이 아닌 편입 여부를 본다든지 편입을 끝내는 시점을 천천히 들어가는 옵션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의 준비 시간을 충분히 마련해야 제도가 잘 될 거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9월 WGBI 편입 발표 시 2021년 10월부터 12개월에 걸쳐 편입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투자 환경 문제로 2021년 3월 들어 편입 기간이 36개월로 확대된 바 있다. 다만 중국 사례는 '완료 시점'이 미뤄진 것으로, 한국처럼 '편입 시점'이 연기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당초 WGBI 편입 당시 기대된 최소 75조 원 규모의 선진국 자금 유입 효과 등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