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공약·정책, 2분기부터 영향권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올해 들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거래를 회피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본지가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국내 5개 가상자산 원화 거래소의 3월 거래대금은 약 172조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2월 거래액 207조 원에서 약 17% 줄어든 수치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폭증한 올해 1월(354조 원)과 지난해 3월(331조 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3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대금 감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전반적인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자산 시장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지난달 1일 8만4000달러 선에서 시작해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침체 발언 등으로 인해 한때 7만8000달러까지 후퇴하기도 했고, 지난달 31일 8만2336달러로 마감하는 등 지루한 횡보세를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 침체에도 업계 1위 업비트의 거래대금은 여전히 100조 원 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2월 144조 원에서 3월 124조 원으로 20조 원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업계 2위 빗썸의 거래대금은 약 59조 원에서 42조 원으로 줄었다. 업계 3위 코인원은 거래대금이 2월 약 3조9500억 원에서 3월 4조3000억 원대로 증가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에도 일부 변화가 발생했다. 지난달 70%대가 무너졌던 업비트의 점유율은 다시 71.99%로 상승했다. 빗썸은 28.18%에서 24.66%로 3%p(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반면, 거래대금이 줄지 않은 중소형 거래소들은 점유율이 일부 상승했다. 특히 3월 홀로 유의미한 거래대금 상승을 보인 코인원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코인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월 1.88%에서 3월 2.53%로 0.65%p 상승했다. 코인원이 월간 점유율 2%대를 회복한 건 지난해 9월(2.35%) 이후 처음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 60종 수수료 무료화와 환승 지원금, 수익률 랭킹전 등 이벤트들이 거래대금 및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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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2분기에도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따른 글로벌 거시경제 변화, 국내 조기 대통령 선거와 단계적 법인 투자 허용 등의 변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가상자산 전략자산화 정책이 거래대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국내도 법인투자 허용이나 2단계 입법 등 정책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향후 국내 시장은 조기 대선, 2단계 법안 구체화, 법인 투자 등 크게 세 가지 변수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관련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법인 거래도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감 등이 2분기부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