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승용차 중 기아 EV3 1위
올해 전기차 신차 줄줄이 출격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올 들어 변화의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발표하면서 1분기부터 구매 수요가 몰린 것이다. 올해 전기차 신차도 줄줄이 예고된 만큼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분기 (1~3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만34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550대보다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1월 2378대에서 2월 1만3247대로 457.1% 폭증했다. 지난달에는 1만7857대였다.
전기 승용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기아의 EV3로 5065대를 기록했다. 2위는 2724대가 판매된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2539대), 테슬라 모델 3(2453대), 테슬라 모델 Y(2229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와 테슬라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주로 소·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예년보다 정부의 보조금 발표 시점이 한 달가량 앞당겨지면서 2~3월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정부는 1월 2일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하고 행정예고 후 같은 달 15일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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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올해 전기차 신차도 잇따라 공개되는 만큼 캐즘 극복의 첫 단추를 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드러낸다. 현대차는 올해 초 대형 SUV 아이오닉 9을 출시한 데 이어 신형 수소전기차(FCEV) ‘디 올 뉴 넥쏘’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EV 데이’에서 오픈한 중형 전기 세단 ‘EV4’의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KG모빌리티(KGM)는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를 출시했고, 르노코리아는 올 하반기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을 내놓는다.
수입차 업체들도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중국의 BYD는 소형 SUV ‘아토3’의 보조금을 확정한 데 이어 중형 세단 ‘씰’의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폭스바겐도 이달 쿠페형 전기 SUV ‘ID.5’의 고객 인도를 앞둔 상태다. BMW 그룹의 미니(MINI)는 최근 순수전기 콤팩트 SUV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 도심형 순수전기 모델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순수전기 패밀리카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3종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월 말 최종 확정됐던 전기차 보조금이 올해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2월 초께 확정되면서 판매가 급증했다”라며 “올해는 기업들이 자체 프로모션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신차도 대거 내놓으면서 전기차 판매량에 반등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