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이민·재정정책, 인플레 영향 제한적일 수 있어”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준의 독립성이 침해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전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해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낙관적인 편”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연준이 중앙은행 독립성 이슈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준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그렇게 하는지를 의회와 대중에게 설명하고, 연준이 독립성을 잃을 때 인플레이션과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을 이끌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양적 완화 등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펼친 인물이다. 대대적인 양적 완화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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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 이민자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트럼프의 새 경제정책은 공공 재정 측면에서 장점이 무엇이든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는 아마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2017년부터 시행해 연장을 추진하는 감세정책은 이미 거의 완료됐고, 이민정책의 변화는 천천히 진행돼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관세 정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협상 목적으로 사용할지, 영구적으로 유지하려는 정책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민 규제와 수입 관세 영향이 합쳐지면 건설이나 농업과 같은 일부 산업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 경로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