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잘했다, 잘했다, 참 잘했다

입력 2024-12-2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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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장·임상사회사업가

“아이고, 다들 왜 울어요?” 나에게 ‘자기돌봄 글쓰기’를 배운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연말 모임을 열었다. 각자 한 해 동안 쓴 글 중에서 대표작을 골라서 또박또박 낭독하고,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마음을 나누었다. 그런데 모임을 시작할 때는 모두 반갑고 즐거워서 환하게 웃더니 글을 읽을수록 티슈를 눈에 가져다 댄다. 사실, 글에 담긴 내용이 그리 슬프지만은 않았는데, 이상하게들 훌쩍인다.

“어느 날 방과후 교실에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 OO가 올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안 와요.’ 어디로 간 걸까, 셔틀을 놓쳤을까, 괜찮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스칠 때 수화기 넘어 선생님 목소리가 울린다. ‘OO야! 어머니, OO 왔어요! 셔틀버스 기사님이 못 보고 지나쳤나 봐요, 여기까지 걸어왔대요!’ 나도, 선생님도 그날 펑펑 울었다. 셔틀 타는 곳에서 방과후 교실까지 가려면 6차선 도로 길을 걷다가 어두운 터널을 한참 동안 지나야 하고 여러 아파트 단지를 지나며 걷고 또 걸어야 한다. 어린 아들이 혼자 걸었을 그 길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A사회복지사는 20년 넘도록 사회복지사로서 바쁘게 살아왔는데, 아이들이 의젓하게 자라줘서 다행스럽지만, 엄마로서는 언제나 많이 미안했나 보다. ‘학교 준비물을 제때에 챙겨주지 못하는 엄마에게 단 한마디 불평도 늘어놓지 않았던 아이들’ 덕분에 본인이 무사히 살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곱고 아름답게 쓴 글을 읽다가 또 펑펑 울기에, 다른 학생에게 대신 읽어달라고 부탁했는데, 굳이 본인이 끝까지 읽겠다고 말한다. 과연, 아들도 의젓, 엄마도 의젓하다.

사회복지사는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구출하고 돌보면서 매일 이 세상이 건강하게 돌아가도록 몸과 마음을 바치고 있다. 그러나 딱히 눈에 띄는 곳에 서 있지 않아서,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 사실, 이렇게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숨어 있는 영웅이 사회복지사뿐이겠나. 우리 주변엔 수많은 원더우먼, 슈퍼맨이 산다. 손사래치며 부인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대도 그중 한 사람일 수 있다.

그러니 부디, 자신을 홀대하지 마시라. 자신을 귀하게 여기시라. 주변 사람들을 잘 돕기 위해서, 최소한 내 몫을 잘 살아내기 위해서, 자신을 지켜보고 돌아보며 돌보시라. 내년을 생각하며 새롭게 다짐하기 전에, 우선 자신부터 칭찬하시라. ‘잘했다, 잘했다, 참 잘했다!’라고.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장·임상사회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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