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택근무 확산, 여성에 되레 ‘毒’ 됐다…일·가정 병행 부담 커

입력 2024-07-1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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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사회 참여 높아졌지만 새 책임 족쇄
미국 여성 일자리 7900만 개 달해
“사실상 두 가지 정규직 일하는 기분”
전문가 “기존 성별 격차 더 악화할 수도”

▲한 여성이 집에서 아이를 보면서 주식 차트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 여성이 집에서 아이를 보면서 주식 차트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팩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널리 퍼진 재택근무가 오히려 미국 여성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늘어난 재택근무 기회가 미국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출을 뒷받침했지만 결과적으로 업무와 가사 일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을 키우고 성별 격차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노동 수요 증가, 원격 근무 확산, 여성 기업가 급증 등으로 일하는 여성의 숫자가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현재 미국 여성의 일자리 숫자는 7900만 개에 달한다. 취업 중이거나 구직 중인 25세~54세 여성들의 비율도 5년 전 75.8%에서 77.9%로 높아졌다. 5월에는 이 비율이 사상 최고치인 78.1%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재택근무의 기회는 자녀를 가진 많은 여성을 다시 일터로 복귀시켰다. 6세 미만 아이를 둔 여성의 노동력 참여율은 2019년 66.4%에서 지난해 68.9%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캔자스대의 미스티 헤게네스 경제학 교수는 “고용주들은 엄마들이 이바지할 수 있는 가치를 잃고 싶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러한 대체 근무 방식에 대해 훨씬 더 많은 허용과 관용이 생겨났고 엄마들과 경제는 이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여성은 이러한 기회가 자신들에게 새로운 책임의 족쇄를 채우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가정 관리’와 ‘직장 생활’이라는 사실상 두 가지 정규직으로 일하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여성은 여전히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육아를 더 많이 담당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올리베티 다트머스대 경제학 교수는 재택근무가 기존 성별 격차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엄마들은 더 유연한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더 많은 육아를 담당하는 것인지, 이미 대부분의 육아를 하고 있어서 더 유연한 직업을 택한 것인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비율은 남성보다 여전히 작다. 골드만삭스는 여성이 같은 직종에서 남성보다 17%가량 더 적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집계했다. 또 미국 여성은 타국보다 고용 가능성이 작은데, 이는 부분적으로 다른 고소득 국가와 달리 미국에서는 어린 자녀를 돌보는 일이 사적인 책임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라고 WSJ는 짚었다. 스테파니아 알바네스 마이애미대 경제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족에 대한 공공 지출이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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